ECB ‘매파’ 이사 돌연 사임...내부 불화설 대두

유럽 재정위기 진화에도 빨간불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중채무국 지원에 강하게 반대해온 유에르겐 슈타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집행위원회 이사가 돌연 사임의사를 밝혔다.

악셀 베버 전 독일 연방은행 총재에 이어 슈타르크까지 독일 출신자가 잇따라 사임하면서 ECB 내 불화설은 물론 재정위기 수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ECB는 9일(현지시간) 슈타르크 이사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주 있었던 전화회의에서 ECB의 채권 매입에 반대한 것이 계기였다고 ECB 당국자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에 따르면 슈타르크는 지난 4일 전화회의에서 지원대상을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로까지 확대한 채권매입 프로그램에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당국자는 슈타르크의 사임은 ECB에는 큰 타격이라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독일 출신 ECB 이사가 사임하는 것은 악셀 베버 독일 연방은행 총재에 이어 두 명째인 점에 주목했다.

트리셰 총재 퇴임까지 2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서 ECB는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슈타르크 이사까지 잃게 됐다. 이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ECB 내부의 의견 대립이 격화하고 있음을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독일 연방은행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도 전임자인 베버나 슈타르크와 마찬가지로 ECB의 채권 매입에는 반대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유르겐 미히르스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히 격렬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것이 정도를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타르크 이사는 2006년 6월부터 ECB 집행 이사로 일해왔으며 임기는 2014년 5월31일까지였다.

슈타르크 집행 이사의 사임 발표 소식에 대해 ECB 내부 불화설이 원인이라는 소문이 금융시장에 나돌면서 독일 증시 DAX 지수가 3% 가량 떨어지는 등 유럽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었다.

슈타르크는 후임자가 지명될 때까지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후임 지명 절차는 올 연말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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