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월비 3%P 하락...성장·물가 균형 찾기 어려울 듯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현지시간)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치는 시장 전망과 부합하고 3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에 비해 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식품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3.4%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돼지고기값이 45.5%, 계란이 16.3% 각각 오르면서 식품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7.3%로 전문가 예상치인 7.2%를 웃돌았으나 전월의 7.5%에 비해서는 떨어졌다.
중국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5차례 인상했다.
정부가 긴축 고삐를 늦출 지에 대해 시장에서는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중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처럼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매월 정부 목표인 4%를 웃돌았다.
하오훙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투자전략가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최근 정부 최우선순위가 물가안정이며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면서 “인민은행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성장 사이에서 중국 정부가 균형을 잡는 것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임금과 원자재값 상승 등 비용 압박으로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메이저 철강업체 바오샨철강은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중국 백주 생산업체 우량예는 최근 상품 가격을 3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UBS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 10.4%에서 9.0%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 카베이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성장과 저물가의 경기호황기인 ‘골디락스’ 시대는 이미 가버렸다”면서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나 올 연말에는 사실상 늦출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조셉 코헨 선임 미국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식품가격은 구조적인 상승세를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중산층이 늘면서 고단백 식품 등 고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