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있는 재정건전화...脫오자와에서 親오자와로포퓰리즘 남발은 없을 듯...부흥증세 나설 가능성 높아
제95대 일본 총리에 지명되는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집권의 기쁨도 잠시다.
동일본 대지진 복구 예산을 포함시킨 올해 제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 수습, 엔고 대책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노다 재무상은 이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내 결속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9일(현지시간) 민주당 대표에 선출된 직후 연설에서 “나는 중립을 지킬 것입니다”라며 추경예산 편성과 후쿠시마 제1 원전 사태 수습, 엔고·디플레 대책 등의 과제를 나열, “민주당 한사람 한사람이 땀을 흘리는 체제를 서둘러 만들겠다”며 당내 계파간 갈등 해소에 역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이토 아쓰오 정치 전문 애널리스트는 “이번 민주당 대표 선거는 2명이 연달아 실패한 데 이은 것으로, 민주당은 잘못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노다 재무상은 소비세율 증세를 포함한 재정 규율을 중시하는 기존 노선을 답습하겠지만 간 정권과 달리 탈(脫) 오자와 노선은 이어받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화합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했다.
노다 재무상은 2009년 출범한 역대 민주당 정권과 달리 포퓰리즘 남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세계적인 재정 위기에 주목, 포퓰리즘적 성향이 강한 낭비는 모두 배제된 재정 건전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노다 재무상은 유권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소비세율을 10%로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회보장 및 세제개혁과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한시적으로 세금을 올리자는 부흥증세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동안 소비세율은 표심을 의식하는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쳐 진전을 보이지 못했으나 노다의 집권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대지진 피해 부흥 역시 PFI(민간자금을 활용한 사회자본 정비)를 활용해 공항이나 상하수도 등 인프라 정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진 특구제도를 도입해 피해지역의 고용 창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지진 부흥 재원은 인건비 감축 등 재정 지출을 통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후 한시적인 세제 조치로 국민들의 이해를 얻는다는 방침이다.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 수습에 대해선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을 활용해 전력을 안정적을 공급하는데 역점을 둘 전망이다. 같은 차원에서 원자력 안전청을 설치해 원전의 신뢰 회복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엔고 대책에 대해서는 자국 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가능한 대책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는 평상시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일본은행과 공조해 환율 개입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표명, 구두 개입으로 엔화 강세를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외교에 있어서는 한국의 움직임에 특히 주목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이 미국·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연이어 급진전을 이루면서 세계 무대에서 일본을 위협하는 만큼 예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노다 재무상은 다양한 국가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FTA 체결을 위해 자원 및 에너지 외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다 재무상은 총체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하토야마와 간 총리가 배척해온 당내 최대 계파인 오자와 그룹까지 끌어안을 셈이다.
당내 단합 없이는 야당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것이다.
그는 29일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결선 투표를 앞두고 “야당의 이해를 받아 정치를 진전시킬 때”라며 “신뢰있는 안정적인 정치를 우리 모두의 손으로 되찾아야 한다. 내가 그 선봉에 서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