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9950억원에 최종 낙찰…KT, 입찰 포기 선언
국내 첫 주파수 경매가 SK텔레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SK텔레콤은 1.8㎓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KT와의 주파수 경매에서 9950억원에 최종 낙찰 받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경매 9일째인 29일 KT가 1.8㎓대역에 대한 입찰을 포기함에 따라 SK텔레콤은 직전 최고 입찰가인 9950억원에 1.8㎓대역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날 낙찰가는 경매 시초가 4450억원에서 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로 시행된 주파수 경매는 지난 17일 시작된 후 83라운드에 걸친 지리한 경쟁 끝에 종료됐다. 이번 경매에 매물로 나온 1.8㎓ 대역(20㎒폭)은 SK텔레콤에, 2.1㎓대역(20㎒폭)은 LG유플러스에 각각 돌아갔다.
KT는 1.8㎓ 주파수에 입찰을 포기한 뒤 800㎒ 주파수에 입찰을 해 최저경쟁가격인 2610억원에 낙찰 받았다. 이번 주파수 경매로 인해 방통위가 벌어들인 금액은 총 1조7010억원에 달한다.
KT의 중도 입찰포기는 이미 지난주 예고됐었다. 입찰유예를 신청한 것은 낙찰가가 1조원을 넘길 경우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주파수 경매를 과열으로 이끈 장본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확보로 현재 사용하는 3세대(3G) 기술에 비해 무선 인터넷 속도가 5~10배 정도 빠른 4세대 통신기술 LTE(롱텀에볼루션)에서 다소 우위에 서게 됐다. 이번 주파수로 약 500만명에게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평균 4만~5만원씩 쓴다고 볼 때, 이 주파수에서 연간 3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1.8GHz는 세계적으로 차세대 LTE 서비스용으로 채택하는 이동통신사가 많아 향후 단말기 공급이나 로밍 등에도 유리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SK텔레콤 측은 자사 가입자 비중이 우리나라 전체 가입자의 50.8%를 차지하는데 LTE 주파수는 경쟁사 대비 절반만 보유하고 있다며 이전 주파수경쟁에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이통3사 중 1.8㎓ 주파수는 SK텔레콤만 없고 1.8㎓ 이상 고주파 대역의 LTE 주파수도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나 4455억원으로 시작한 주파수 경매가격이 9950억원(누적 83라운드)까지 오르면서 과도한 비용지출로 인한 휴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SK텔레콤은 이번 낙찰액 1조원 가까이 육박하면서 추가 망 구축 비용 약 3조원이 추가적으로 소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