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외서 1910달러 넘어
국제 금 값이 1900달러대도 돌파했다.
유럽 재정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극에 달한 영향이다.
뉴욕상품거래소(CBOE)의 정규 거래에서 22일(현지시간) 온스당 1891.9달러로 거래를 마친 12월물 금 가격은 시간외 거래에서 사상 처음으로 1900달러를 넘어 1917.90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값은 11년 연속 강세장을 형성하며 1920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말, 미 정부가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0) 수준으로 낮춘 이후 금 값은 2배 넘게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하는 등 미 경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독일이 유로본드 도입안을 거부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도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에 금 값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달러를 비롯해 환율의 심각한 변동성도 대체 통화로 간주되는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달러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융완화 기대감에 더 하락할 전망이다.
반면 엔이나 스위스 프랑은 지속되는 강세로 정부의 환율개입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의 다각화로 금 매입에 나선 것도 금 값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올들어 지금까지 총 198t의 금을 사들였다.
토론토 소재 불리온매니지먼트그룹의 닉 밸리셰프 사장은 “투자가들이 자금 운용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금은 과거 3000년에 걸쳐 통화의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 값이 조만간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로직어드바이저스의 빌 오닐 애널리스트는 “금 값은 월초 대비 16% 상승해 언제든지 큰 폭의 조정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