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에 실적전망 무더기 수정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및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에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감이 확산되자 증권사들이 기업 실적정망치를 잇달아 수정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이나 정유 업종의 하향조정됐으며 금융업종은 오히려 높아졌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의 연결 기준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온 상장사는 83곳이다. 이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총액은 27조7041억원에 한다.

지난달 말 이들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총액이 28조271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보름도 안돼 5669억원이나 낮아진 것이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IT업종의 실적 조정폭이 컷다. 국내증시의 ‘바로미터’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1674억원에서 3조8400억원으로 3274억원(7.86%) 낮아졌다. 전체 전망치 총액 감소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LG이노텍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3.20%나 감소했으며 삼성SDI도 0.8% 하향조정됐다.

정유 업종의 실적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조정됐다. 호남석유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86억원에서 4728억원으로 1.21% 낮아졌다. 금호석유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4.20%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 정유 업종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금융업종의 실적 전망치는 대거 상향조정됐다.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보인 신한지주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198억원에서 1조644억원으로 4.37% 늘어났으며 KB금융 영업이익 전망치도 1.99% 상향조정됐다.

문제는 이같은 실적하향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초 국내 기업 실적은 2분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지만 수정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면 기업 실적 전망치의 추락도 불가피해진다. 이미 국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인 4.5% 달성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2분기 이후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더라도 규모는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라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금융, 음식료, 유통 등 내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