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서일본 지역에 10% 이상 절전 요청
일본에서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서일본 지역의 발전소들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력난이 일본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것.
간사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간사이전력의 오이 원전 1호기와 주고쿠전력의 미스미화력발전소가 문제를 일으켜 갑자기 가동을 멈췄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예상치 못한 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올여름 전력 수급이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앞서 정기 점검을 위해 가동이 중단된 경우도 있어 전력난은 한층 가중됐다. 후쿠이현에 있는 다카하마 원전 4호기(발전량 87만㎾)는 21일 오후부터 운전 중단에 들어갔고, 같은 현에 있는 오이 원전 4호기(발전량 118만㎾)도 23일까지 운전을 멈출 예정이다. 이 2기가 멈추면 일본에 있는 원자로 54기 중 16기만 발전을 하게 된다.
다카하마 원전 4호기와 오이 원전 4호기가 멈추면 간사이전력의 원전 11기 중 4기만 발전을 하게 되며, 내달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은 올여름 최대 수요 전력보다 207만㎾(6.6%)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사이 지역의 올여름 전력 수급 전망은 8월 최대 수요는 3138kW인데 반해 공급량은 2943kW로 공급 여력은 6.2% 마이너스다.
일본 정부는 20일 긴급 회의를 열어 서일본 지역의 기업과 가정에 작년 최대 수요 시간대보다 10% 이상의 절전을 요구할 방침을 정했다.
일본 정부는 7월25일부터 9월22일까지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8시 사이에 10% 이상의 절전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도쿄·도호쿠 전력에서 적용 중인 전력사용 제한령의 발동은 보류했다.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일 35도가 넘는 찜통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가이에다 반리 경제산업상은 “경제계가 생산을 억제해 해외로 이전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