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FX 증거금 배율 상한 25배로 제한
8월부터 일본의 FX(외환증거금거래)의 증거금 배율 상한이 25배로 제한되면서 투자자들의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규제당국은 지난 2009년 FX 증거금 배율을 25배까지 제한하기로 하고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당초 500~600배까지 거래되던 FX 증거금 배율에 대해 투기거래를 제한하는 차원에서 추진했으며, 이번 조치는 그 일환이다.
시장에서는 증거금 배율을 낮춤으로써 투기거래와 엔화 강세가 억제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나머지 영향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X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존재감이 큰 만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FX거래 규모는 5조8000억엔이었다. 이 가운데 엔화 대비 외화 거래액은 전체 FX 거래의 2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FX 증거금 규제가 엔고에 미치는 영향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토추그룹이 운영하는 FX 업체인 FX프라임의 우에다 마리토 전무는 “엔고가 시작된 국면에서는 FX 거래를 통해 엔고를 완화하는 정도가 지금까지보다는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FX 투자가는 엔고 국면에서 외화를 싸게 사는 수법을 썼지만 배율이 낮아지면서 엔 매도 의욕이 억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엔고가 지금 같은 수준으로 진행됐을 경우에는 엔화 가치 상승을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엔화 값이 올라 외화 평가손실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손절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손절매(loss cut)는 갖고 있는 통화 가치가 매입 가격보다 낮고 앞으로도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손해를 감수하고 내다파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난 3월17일 오전 엔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단숨에 3엔 이상 올라 사상 최고기를 기록하자 일부 시장 참가자는 손절매 유발을 노리고 엔 매수 거래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 강화로 손절매를 조장하긴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증거금 배율을 낮추면 평가손이 늘어나도 단기간에 손절매 발동 기준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