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금리는 마이너스
뉴욕채권시장에서는 1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이날 실시된 10년만기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의 추가 경기부양책 도입 시사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한 영향이다. 다만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3단계 하향하면서 낙폭은 줄었다.
오후 5시 현재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88%를 기록 중이다. 한때는 8bp 상승해 2.96%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2.81%로 작년 12월1일 이래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0.36%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실시된 210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국채 입찰에서 최고 낙찰이율은 2.918%로, 시장 예상치인 2.951%를 밑돌았다. 투자가 수요를 반영하는 응찰배율은 3.17배로, 지난 10차례 평균치인 3.11배를 웃돌아 입찰은 호조였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최근의 경기부진 상태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높아질 경우 연준이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준은 또 한 차례의 자산매입을 실시하거나 은행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낮추는 방안 등을 경기부양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꺾이면서 국채 가격은 낙폭을 키웠다.
다이와증권 캐피털마켓의 레이 레미 미국 채권 부문 책임자는 “입찰은 매우 호조였다”며 “금리가 3%를 밑도는 수준인만큼 수요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치가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의 ‘B+’에서 ‘CCC’로 강등하면서 국채 하락세는 주춤했다.
피치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그리스 지원방안이 새롭거나 신뢰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면서 “그리스 거시경제 전망 악화와 민간투자자들의 역할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문제”라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써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은 디폴트(채무불이행)등급 직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편 미 재무부는 이날 50억달러 어치의 14일물 캐쉬매니지먼트빌(CMB, 자금 조달을 위해 정부가 발행한 단기 증권)을 발행했다. 최고낙찰이율은 0%로 2009년 12월30일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1개월물 재무부 단기 증권(TB) 금리는 7월7일 이후 처음으로 0%로 하락해 -0.0051%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