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ㆍ중국의 호주산 원자재 수요 감소 우려...호주 1분기 성장률 1991년 이후 최저치
호주 중앙은행(RBA)이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75%로 동결했다.
RBA는 이날 열린 월례 이사회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과 인도의 긴축정책에 따른 호주 원자재 수요감소 우려와 주택시장의 부진한 회복세 등으로 호주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RBA는 최근 열린 7차례의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결과는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향후 12개월 동안 정부 물가목표와 근접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물가가 서서히 오르겠으나 여전히 통제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RBA의 올해 물가목표는 연율 2~3% 수준이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율 2.9%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중국과 인도가 앞으로도 긴축정책 고삐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호주 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 두 나라는 호주 원자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HSBC의 폴 블록스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호주 경제에 있어 아시아는 정말로 중요하다”면서 “동일본 대지진 여파와 중국의 긴축정책 강화로 아시아 경기회복세 둔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도 부담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 경제가 그리스 사태로 인해 침체기로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자체 경제상황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호주는 지난 1분기 예기치 않은 홍수로 석탄 수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성장률이 1.2%로 지난 199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 시장조사업체 RP데이터리스마크에 따르면 호주 주택가격은 지난 5월에 전월 대비 0.3%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