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각종 재정위험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재정위험관리위원회에서 “우리나라 재정이 지출억제와 세수실적 호조에 힘입어 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건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이같이 밝혔다.
박재완 장관은 그 이유로 저출산·고령화 가속화, 잠재성장률 하락, 경제위기 재발 우려, 통일 가능성 등을 꼽았다.
박 장관은 “최근의 반값등록금 등 무상복지 논쟁에서 보듯이 내년 정치 일정 전후로 각종 지출요구가 분출하고 재정 포퓰리즘이 확산돼 건전성 관리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며 “지금은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하는 베짱이가 아니라 미래 수요에 대비해 돈을 어떻게 아끼고 모을 것인지 고민하는 개미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남미, 1990년대 일본, 2000년 남유럽 등 과도한 복지지출과 정치적 포퓰리즘에 맞물린 재정 사업 확대 등 방만한 재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박 장관은 지난주 열린 한·일재무장관회에서 일본 측이 고령화가 진행돼 고령자가 정책결정을 주도하는 연금민주주의가 지배하고 있어 복지개혁을 추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시인하면서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이 자기네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