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부터 본격 시행
오는 7월1일부터 일본인들의 일상이 바뀐다. 이날부터 간토와 도호쿠 지역에서 시행되는 전력사용제한령때문. 간사이와 주부, 규슈 지역에서도 전력업체의 요청에 따라 국지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일본에서 전력사용제한령은 제1차 석유위기가 있었던 1974년 이후 37년 만이다. 1차 석유위기 당시엔 화력발전소의 연료 절약을 위해 전력사용을 15% 제한했다.
정부가 이번에 전력사용제한령을 발동한 것은 대지진과 쓰나미로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의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대거 중단되면서 전력 공급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영향이다.
29일 도쿄 시내의 최고기온은 35.1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이 본격적인 폭염기에 접어들었다. 이날 도쿄전력 관할 지역의 최대 전력수요는 4570만KW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당초 예상한 전력수요를 220만KW 웃돌았다.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은 기업과 가정에 전력 수급상황을 알리기 위한 '전기예보'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기 수요가 많은 자동차업계는 이날부터 15% 절전을 위해 목요일과 금요일에 휴무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
목ㆍ금 휴무에는 13개 자동차업체와 440개 부품업체가 참여하며,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근로자 약 80만명의 휴일이 바뀐다.
닛산자동차와 혼다는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며, 도요타와 마쓰다는 7월1일부터다. 부품업계까지 포함해 총 80만명의 근무 일정이 변동된다. 혼다의 경우 본사와 공장 주변의 어린이집과 계약해 일요일에도 돌봐주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출퇴근 및 통학 풍경도 바뀔 전망이다. 전철운영업체인 도쿄규코는 첫 출발 열차를 새벽 4시대로 앞당겼다. 동일본여객철도(JR동일본)는 도쿄 시내 순환선인 야마노테센의 운행 횟수를 전년보다 5% 줄이기로 했다. 다만 대부분의 대중교통 업체들은 열차 내 온도는 승객의 건강을 배려해 기존 온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가정에서도 가전 사용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가정에서는 에어컨과 냉장고, TV의 전력 소모가 가장 크다. 이들 3가지 가전은 일반 가정 전력 사용량의 80%를 차지하며 에어컨의 경우 50%가 넘는다.
일본 자원 에너지청은 에어컨의 설정온도를 2도 올리면 전력사용을 10% 줄일 수 있다며 전력 사용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쾌적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전력 사용을 줄이려면 가전의 대기전력을 없애거나 낮시간대에는 조명을 끄고, TV 밝기를 어둡게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