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ㆍ소니 등 주총에 사상 최다 주주 참석...질타 봇물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맞은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주주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원전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과 네트워크 해킹으로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소니 등 28일 열린 주요 기업의 주총에서는 사상 최다 주주들이 참석해 경영진이 진땀을 뺐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의 28일(현지시간) 정기 주주총회에 사상 최다인 9200명의 주주들이 참석해 경영진에게 비난 세례를 퍼부었다.
이번 주총의 안건은 이사와 감사 선임 2건과 원전 사업 철퇴 등 3가지.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는안건보다는 경영진을 향한 질타와 비난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주들은 “임원들의 보수를 원전 사고 배상금에 충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가쓰마타 쓰네히사 회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경영진은 9200명의 주주들을 향해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시미즈 마사타카 도쿄전력 사장은 원전 사고 경위와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결산 보고를 마치고, “전례없는 중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할 테니 주주들의 지도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원전 사고 관련 비용이 늘어 1조2473억엔의 적자가 예상된다.
가쓰마타 회장은 경영진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주주들에 대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혜를 살려 책임을 지고 싶다”고 답했다. 시미즈 사장은 이번 주총을 끝으로 물러난다.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한 주부전력, 규슈전력, 호쿠리쿠전력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주부전력과 규슈전력의 주총에도 사상 최다인 2688명과 1272명의 주주가 각각 참석해 경영 쇄신과 함께 원전 운영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요구했다. 주부전력의 주총은 사상 최장인 3시간40분이나 걸렸다.
소니의 주총회장은 한층 더 엄중한 분위기였다. 소니의 주총에도 사상 최대인 8360명의 주주들이 참석해 경영진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연달아 퍼부었다.
주주들은 “해킹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사장을 교체해 소니 회생 계획을 제시하라”는 등 경영 쇄신 요구가 잇따랐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네트워크 해킹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내가 해야할 역할은 지금까지의 구조개혁 과정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소니는 네트워크 해킹으로 인한 고객 정부 유출과 관련해 예상외 비용이 발생, 게임 사업 실적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스트링거 회장은 "고객의 신뢰 회복에 경주하고 있다"면서 "네트워크 서비스 재개 후 고객의 90%가 되돌아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트링거 회장은 또 네트워크 서비스, 3D, 기술의 차별화, 신흥국 4분야를 성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