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앞두고 중국 경제 우려 불식 의도...시장과의 괴리 커질 듯
중국 물가를 놓고 당국과 시장의 괴리가 벌어질 전망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유럽순방을 하루 앞두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특별 기고문에서 “중국은 인플레이션을 잡았다”고 선언했다.
그는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빠른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단호하게 그렇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중국은 거시경제에서 물가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일련의 정책을 도입했다”면서 “이제 그 정책들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체 물가수준은 통제범위에 있으며 꾸준히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원 총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로 중국의 곡물 생산이 7년 연속 증가해 공급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는 또 주요 산업제품도 공급과잉 문제를 겪을 정도로 생산이 많고 수입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총리의 이날 기고는 24~28일 닷새 일정으로 헝가리와 영국, 독일 등을 방문하기에 앞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원 총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교류 확대와 협력 강화를 위한 회담을 갖고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원 총리의 이날 주장이 물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시장 전망과 정반대라는 사실이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에 달해 34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전문가들은 6~7월에 물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5월부터 13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중국 중남부의 홍수로 일부 지역 채소값은 한달 만에 40%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