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이언스 그룹 등 대기업에 소매금융시장 개방
인도가 산업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금지한 금산분리 정책을 폐지한다.
인도중앙은행(RBI)은 릴라이언스그룹과 마힌드라앤마힌드라 등 인도 산업재벌의 소매금융 부문 진출을 허가할 방침이라고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도는 지난 1969년 인디라 간디 전 총리 시절 14개 대형은행을 국유화하면서 금산분리 정책을 시작했다.
인도 금융산업은 지난 20년간 빠르게 성장해 은행 자산이 연 평균 20%씩 증가하고 있다. 향후 10년도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인도 12억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정상적인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융시스템 현대화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면서 “RBI는 수주 안에 새 규정 관련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기업들이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하면서 인도 금융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인도 억만장자인 아닐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그룹과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증권사를 운영하고 있는 렐리가르 등이 소매금융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벌기업의 소매금융시장 진출은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주파수 스캔들 등 정부 고위관료와 기업 최고경영진이 연루된 부정부패 스캔들이 지난해 말 터진 상황에서 대기업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2008년 RBI 총재를 지낸 베누고팔 레디는 “대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적절한 보호장치를 갖추고 이해상충을 피하기 위한 규정 적용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릴라이언스와 마힌드라 등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룹 산하 계열사에 대한 대출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