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고속도로 건설 계약 취소
중국이 유럽 인프라시장에서 뼈 아픈 실패를 맛봤다.
폴란드 정부는 중국해외공정(COVEC)과 맺었던 바르샤바와 독일 국경을 연결하는 50km 고속도로 건설 계약을 취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COVEC은 지난 2009년 폴란드 정부로부터 계약을 따냈으나 지난달 재정난으로 하청업체들에 대한 대금결제가 밀리면서 고속도로 건설을 중단했다.
COVEC는 아시아 메이저 건설업체인 중국철로공정총공사(CREC)의 자회사다.
중국이 유럽에서 대규모의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따낸 것은 COVEC가 처음이었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다른 유럽 인프라프로젝트 계약도 노리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가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평가다.
COVEC는 원자재값이 예상외로 치솟아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면서 계약 재협상을 제안했으나 현재 수백 km의 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폴란드 정부는 다른 업체로부터 비슷한 요구가 잇따를 것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COVEC는 지난 2009년 폴란드 정부의 당초 예산인 10억달러(약 1조800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입찰해 경쟁사들로부터 덤핑 입찰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폴란드 당국은 COVEC에 약 2억70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며 현재 다른 16개 업체와 늦어도 7월말까지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 중단으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당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투스크 총리는 내년 여름 우크라이나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유로컵 축구대회 전에 고속도로를 완공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폴란드 야당은 올 가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태를 총리에 대한 공격 무기로 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