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IPO 봇물…中 진출 포석
미국과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실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여행가방 메이커인 샘소나이트를 시작으로 프라다, 살바토레페라가모, 코치 등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홍콩행을 계획하고 있다.
샘소나이트는 3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에 들어가 오는 16일 공식 상장할 예정이다. 샘소나이트는 총 6억7100만주를 발행할 계획으로, 가격을 주당 17.5홍콩달러로 책정할 경우 조달액은 117억홍콩달러에 이른다.
샘소나이트는 홍콩의 인기배우인 애런 쿽(궈부청, 곽부성)을 내세운 TV 광고로 깜짝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상장과 함께 단숨에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는 최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허가를 받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프라다는 이달 24일 상장해 미화 15억~20억달러를 조달할 전망이다.
프라다는 영국인 회계사 루퍼트 후지워프가 실시한 중국 본토의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경쟁사에 뒤진 상태.
프라다는 홍콩 증시 상장으로 자금 조달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 설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홍콩행을 결정한 페라가모의 경우, 밸류에이션(주식가치)가 프라다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투자은행 방카IMI는 최근 보고서에서 페라가모의 밸류에이션이 최대 22억5000만유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2년 예상이익의 26배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 패션업체인 코치도 올해 안에 홍콩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는 뉴욕증시에 상장하고 있어 홍콩 상장 시 이중 상장이 된다.
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홍콩행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중국 진출에 성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콩은 세계적인 금융 허브 중 하나로 자금조달이 수월한데다 중국과의 왕래가 활발해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샘소나이트의 라멧시 타인와라 아시아 태평양 중동지역 사장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생산 판매 양쪽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홍콩 상장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루 프랭크포트 코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허가가 나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에게 코치의 인지도를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 본토의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684억엔으로 2009년보다 23% 확대했다.
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2015년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명품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