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가계부채 심각성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무디스는 30일 ‘한국 은행시스템’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은행권의 주요 신용문제는 이미 높은 수준에서 증가세를 보이는 가계부채”라며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최영일 부대표 겸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금분할 상환을 하지 않으면서 변동금리인 주택담보대출의 비율이 매우 높아 시간이 갈수록 부채 부담이 줄지 않고 있고,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도래시 연장할 의사가 있어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가계부채 문제가 단기간에 완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 은행권에 대한 향후 12∼18개월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은행 부문의 주요 재무지표들이 완만한 개선을 보일 것이란 예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은행들의 이익이 순이자마진(NIM) 안정세와 함께 대손비용 감소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건설·조선업의 신용문제가 여전히 은행들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금융과 산은지주간 합병 가능성, 외환은행 매각 논란 등 은행의 소유구조와 관련된 문제 또한 한국 은행권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최 부대표는 진단했다.
그는 “향후 은행산업 구도와 관련한 불확실성과 은행의 주요 부문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은행들간 경쟁관계와 수익 전망 등에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