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보험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 고령자의 생명보험을 담보로 한 증권을 판매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신용평가사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곱지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IG는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배당금이 나오는 이른바 ‘데스본드’, ‘블러드풀’이라 불리는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 상품은 투자자가 고령자의 보험계약을 구입해, 고령자의 사망보험금이 구입액과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까지의 보험료보다 많으면 이익을 보는 구조다.
AIG는 자회사인 차티스를 통해 2001년부터 확보해 온 1157건, 9억달러 상당의 보험을 증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외부 투자가에게는 2억5000만달러 어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상품을 판매하려면 신용등급을 부여 받아야 하는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권위있는 신용평가사들이 신용평가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대변인은 "피보험자의 수명을 예상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등 특유의 리스크가 있다는 이유에서 S&P가 신용등급을 매겨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새로운 유형의 증권은 시장이 활황이던 금융 위기 전에 생겨났다.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이 모기지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조성한 것처럼 보험사들은 수백건에 이르는 생명보험 계약을 담보로 채권을 조성해 판매하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했다는 점에서 이 상품은 시장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했다. AIG 역시 한번도 이 상품 판매 계획을 실현시킨 적이 없다.
다만 2009년 신용평가사 AM베스트에서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받아 보험부문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긴 했었다.
WSJ은 AIG의 ‘데스본드’ 상품화 계획에 대해 AIG가 투자가로서의 이미지가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로부터 182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 파산은 면한 AIG가 올초 2년안에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전액 상환키로 하면서 다급해진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