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 생산ㆍ물류 차질로 공급 부족...담배 사재기 극성
동일본 대지진에 일본 담배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담배 시장을 거의 독점해온 재팬타바코(JT)의 공장 6개 중 2개가 지진 피해를 입고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이 끊기면서 수입담배와의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JT의 담배는 생산과 물류 차질로 지난달 30일부터 12일간 출하가 중단됐다.
JT는 11일 세븐스타, 마일드세븐, 캐스터 등 주요 7개 품목을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공급 불안감에 수백만 명에 달하는 애연가들이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나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제품을 찾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JT의 출하 중단 사태가 수개월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향후 수주간 손에 넣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JT는 1개월 안에 최대 25종의 출하를 재개해 5월말까지 생산 능력의 90%를 회복시킨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나 업계 관계자들은 JT가 국내 시장 점유율 65%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신속한 전면 출하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수입 담배를 취급하는 한 약국 운영자는 “이번 상황을 계기로 JT 담배가 수입 담배들에 밀려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MUFG의 데무라 다이조 애널리스트는 “JT의 점유율이 16%포인트 축소할 것”이라며 “켄트, 라크, 버지니아슬림, 말보로 등으로 대체하다 계속 그 제품을 피우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담뱃세율 인상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 담배업계에 대지진까지 덮치면서 역풍이 계속되고 있다.
담뱃세율 인상으로 흡연자 비율은 2000년 33%에서 2009년에는 25%로 낮아졌다. 웰빙 열풍으로 흡연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수입 담배들은 대지진으로 물류망에 피해는 나왔지만 생산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일본 업체에 비하면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다.
흡연자들은 국산 담배 공급이 달리자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우려에서 원산지에 관계없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수입산 담배로 갈아타겠다는 흡연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당분간은 흡연자들이 부득이하게 수입산 담배를 피우겠지만 일본의 애국심이 발동해 조만간 JT 제품으로 바꿀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지펀드인 시에나 캐피털의 크리스 레들 어드바이저는 “9.11 동시다발테러 직후 나타난 ‘바이 아메리카’와 같은 애국주의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형태의 ‘바이재팬’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