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시련 ‘이제 시작’

입력 2011-04-0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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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직격탄...주가하락·실적전망 및 배당금 하향 잇따를 듯

일본의 2011 회계연도가 개막했지만 대지진·쓰나미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은 장밋빛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의 회계연도는 4월 시작해 다음해 3월 마감한다.

지난해 막바지에 닥친 대재앙으로 많은 기업의 공장 가동이 중단된데다 이로 인한 주가하락 탓에 기업들의 시련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및 배당 전망치 하향 수정이 잇따르는 등 대지진 후유증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본 의료기기 업체 데루모는 지난달 22일 대지진의 여파로 2010년도 순익 전망치를 기존의 363억엔(약 4771억원)에서 321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업체 NEC는 부품난을 이유로 기말 배당금이 없다고 밝혔고,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주범인 도쿄전력은 배당금을 기존의 30엔에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혀 무배당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형 백화점 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도 마찬가지다.

건설기기 업체인 고마쓰 등 일부 기업은 “대지진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지만 자동차·전기를 중심으로 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직 피해상황 조차 파악하지 못해 실적 전망을 하향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속출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도쿄증시에서 지난달 31일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46.31포인트(0.48%) 오른 9755.10으로 2010년도의 마지막날을 장식했다. 이는 대지진 발발 전인 10일 종가에 비해 679엔 밑도는 수치다. 1년 전에 비하면 12% 하락했다.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는 2000개 상장사의 투자주식 평가이익은 5조8000억엔으로 전년에 비해 30%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지진에 따른 주가하락이 기업실적에도 치명상을 입힌 셈이다.

지난달 11일 발발한 일본 역사상 최악의 대지진 쓰나미는 동일본 지역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와 소니 등 주요기업의 공장을 집어삼켰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연쇄 폭발로 전력난이 빚어지면서 제한송전이 실시, 산업생산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

제조업계는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 자재관리협회와 시장조사업체 마킷이코노믹스가 조사한 3월 노무라/JMMA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46.4로 전달의 52.9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2년래 최저치이자 전월 대비 낙폭으로는 사상 최대다.

일본은행이 1일 발표한 대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는 '플러스6'을 기록해 2개월만에 개선됐지만 대지진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모건스탠리 MUFG증권의 사토 다케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칸 결과에 관계없이 대지진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충격으로 경제는 단기적으로 대폭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은 오는 6~7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 판단을 하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경기 판단 하향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행은 대지진 피해 확산에 따른 산업생산과 개인소비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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