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에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흔들린다
일본이 거대 지진과 쓰나미, 원자력 발전 사고로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전세계 다양한 산업과 기업들이 그 동안 얼마나 일본 열도에 의존해 왔는지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일본의 대지진이 전세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여파가 기업의 판매활동에 타격을 준 후 소비심리까지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글싣는 순서>
①반도체업계, 원자재난ㆍ고객 수요 부족에 허덕
②전기ㆍ전자업계, 최악은 피했지만 제한송전이 걸림돌
③자동차업계, 일본 메이커는 수세ㆍ라이벌은 공세
④철강업계, 가격ㆍ공급 변동성 영향없다
⑤기계업계, 침체된 일본 경기에 전화위복
⑥식품업계, 잇단 日제품 수입금지로 골머리
⑦소매업계, 日소비 침체로 울상
동일본 대지진으로 올해 일본 자동차 업계는 피해 복구 상황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한국 유럽의 라이벌 업체에는 시장을 확대할 최고의 기회라는 관측이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판도는 이미 크게 변화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대규모 리콜 사태로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세에 몰린 상황. 특히 한국 현대자동차로부터 강한 위협을 받고 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도 기세를 늘려, 양사의 지난해 매출은 100억달러가 넘었다.
일본산 부품, 특히 전자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는 대지진에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자동차메이커나 공급업체는 세계 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은 단기로 한정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북미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의 대부분은 북미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유럽이나 중국 남미 등 다른 시장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대지진의 파급효과는 일본 밖에서는 조만간 수습돼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는 평상시 체제로 신속히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지진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최대 강점인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2010년 자국 내 신차판매 대수는 490만대였지만 해외 출하대수는 900만대에 이르렀다. 이 정도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 생산국은 일본 뿐이다.
WSJ은 앞으로는 노동비용이 저렴한 지역으로 생산이 옮겨가 일본의 수출은 한층 더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며 그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일본 국내 공장에서의 생산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은 해외 이전 후보처로 유력한 나라로는 태국을 꼽았다. 닛산은 태국에서 소형차를 제조해 일본으로 역수입한다는, 기존에는 엄두조차 내지못했던 시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