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투자펀드 M&A ‘뚝’…日투자 빙하기 오나

입력 2011-03-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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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잇단 불발ㆍ신규 펀드 조성도 난항

회복세를 보이던 일본 투자펀드들이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빙하기를 맞고 있다.

상당히 진전된 기업 인수ㆍ합병(M&A) 등의 투자가 연기되고 신규 펀드의 자금 모집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펀드를 통한 일본 기업 M&A 규모는 대지진 발발 전날인 3월10일 시점에서 1390억엔으로 전년 동기의 3.3배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미국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은 베어링 부품업체인 쓰바키나카시마를 인수키로 했고, 미쓰비시그룹 산하 펀드인 마루노우치캐피털은 고급 슈퍼마켓 체인 세이조이시이 인수를 발표했다.

펀드업계의 M&A는 작년까지 3년 연속 감소했지만 올해를 바닥으로 회복 기조에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펀드들은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동일본 대지진 발발로 상황은 180도 변했다.

일본 펀드인 재팬 인더스트리얼 파트너스의 교와핫코기린 자회사인 교와핫코케미컬 인수가 불발됐고,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은 노무라홀딩스 산하의 투자회사에서 패밀리레스토랑 스카이락을 인수키로 하고 막판 조정에 들어갔지만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들은 대지진 피해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불투명해 현재 상태로는 인수 가격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한 펀드업계 관계자는 “인수자와 피인수자 모두 유보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신규 M&A건도 드물게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지진의 영향은 새로운 펀드 조성에도 미치고 있다.

도쿄해상홀딩스 산하 도쿄해상캐피털은 5월까지 80억~100억엔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올해 안에 300억~500억엔 규모로 키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국내 투자가는 물론 해외 투자가들도 일본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여서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후카자와 히데아키 도쿄해상캐피털 사장은 말했다.

노린추킨은행과 미쓰비시상사가 공동 출자한 앤트 캐피털 파트너스도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고 있지만 출자에 적극적이었던 해외 투자자들이 손사레를 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일부 미국계 펀드 중에는 대지진 발생 후 도쿄 지점을 잠정 폐쇄한 곳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금이 일본 투자의 최적기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계 펀드 관계자는 대지진의 여파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부채가 많은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고, 이 경우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펀드들의 투자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투자펀드

기업이나 사업을 인수해 구조조정 등으로 가치를 높인 후 보유주를 매각해 이익을 챙기는 펀드를 말한다. 보유주 매각은 주로 기업공개(IPO)나 다른 사업회사 및 펀드에 전매를 통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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