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M&A…해양·조선 눈부신 성장
지난 10년간 조선ㆍ해운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온 STX그룹에 새로운 10년을 알리는 2011년은 각별하다. 경영의 패러다임을 일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기반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향후 10년의 청사진에는 ‘월드베스트’라는 슬로건이 명확하다. 강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STX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2010년이 미래 10년 성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조선·해운부문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향후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주력사업인 조선·해운 분야에서 글로벌 톱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해외건설, 각종 플랜트, 자원개발 등의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에너지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변화도 ‘속도경쟁’...10년 후 매출 1000억 달러 달성= STX그룹의 지난 10년은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으로 압축된다. 그룹의 출발점은 쌍용중공업이다. 지난 2000년 쌍용그룹이 해체된 뒤 쌍용중공업 대표였던 강 회장은 2001년 회사를 인수해 10년 만에 STX그룹을 재계 순위 12위의 대기업으로 끌어올리는 신화를 썼다.
과감한 인수ㆍ합병(M&A)를 통해 계열사를 늘려나갔고,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팬오션 등 계열사들도 알토란같은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강 회장의 도전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 있다. 다가오는 10년에 대한 구상이 마무리된 것이다. 오는 2020년 매출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포부와 경영전략이 좀 더 구체화한 자리가 지난해 상·하반기 STX의 문경리조트에서 있었던 경영전략회의다. 강 회장이 이 자리에서 제시한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강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현재의 경영 환경에 대해 ‘변화 속도의 경쟁 시대’라고 진단하고, 변화의 초점을 ‘단순한 실행’에서 ‘창조적 실행’으로 한 단계 높여야 압도적인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변화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더 빨리 변화하느냐 하는 속도경쟁 시대라는 것.
이어 12월에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지난 10년간 월드베스트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가야 한다”며 “변화의 최전방에서 글로벌 시장을 창조해 나가는 자만이 새로운 10년의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인식을 STX인 모두가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의 경영방침을 ‘도약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로 결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제조업 기반 역량 강화 △신규 진입시장 성장 집중 △전문인재 육성 △신성장동력 확보 통한 지속성장 도모 △창의와 도전의 기업문화 정착이라는‘5대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STX그룹의 올해 경영목표는 수주액 39조원, 매출액 30조원 달성이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각각 30%와 15%나 증가한 수치다.
◇신재생 에너지·해외 자원개발이 신성장 축!= 지난 10년간 조선ㆍ해운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온 STX그룹은 향후 10년의 성장동력을 신재생 에너지와 플랜트·건설 분야에서 찾고 있다.
이를 위해 4대 핵심 사업부문(조선ㆍ기계, 해운ㆍ무역, 건설ㆍ플랜트, 에너지)에 녹색산업분야를 추가하고, 오는 2015년까지 해당분야에서 매출 6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경영 비전을 세웠다.
STX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TX솔라는 지난 2009년 11월 구미공장을 완공했다. 연간 60MW급의 태양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 및 생산기술을 확보해 시험생산 개시 1개월 만에 안정화된 생산성을 갖춘 STX솔라는 올 초부터 24시간 가동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단결정 태양전지 생산에 돌입했다.
STX솔라는 향후 태양전지 수요 증가에 맞춰 각각 60MW급 규모의 단결정 및 다결정 태양전지 설비를 증설해 총 180MW규모의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STX그룹의 태양광 산업 진출전략은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서도 나타난다. STX그룹은 STX솔라를 필두로 태양광 산업의 핵심분야인 태양전지를 제조하고, STX에너지와 연계해 태양광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제조, 설치, 발전ㆍ운영을 진행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플랜트 설계 및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종합 EPC 능력을 보유한 STX중공업의 전문 인력을 STX솔라에 배치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설계·구매·건설(EPC)능력을 보강해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윤제현 STX솔라 사장은 “환경 규제 강화와 에너지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기존의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외부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STX그룹은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TX그룹은 향후 10년 새로운 도약을 위해 플랜트, 해외건설 사업과 함께 자원에너지 개발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2012년 비조선·해운 부문의 매출 비중을 그룹 전체 매출의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