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으로 생산이 막막해진 자동차ㆍ전기 부품업계가 대체 생산으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소재ㆍ부품 메이커들은 대지진의 영향권에 들지 않은 중부지방 이서에 위치한 공장에서의 생산을 늘려, 재해지 공장의 생산 감소분을 만회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의 소재 및 부품은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는 각국 제조업체들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까지 강타했다.
일본 소재 및 부품업체들은 부품 공급이 끊긴 해외 제조업체들이 연쇄적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자 공급망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대지진으로 자동차 강판의 방수제 등에 사용하는 아연은 일본 국내 생산의 70% 가량의 생산이 중단됐다.
현재 미쓰이금속그룹의 하치노헤제련소(아오모리현)와 도호아연의 안나카제련소(군마현), DOWA홀딩스의 이지마제련소(아키타)가 생산을 중단,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 생산의 재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쓰이금속은 쓰나미로 침수해 가동이 어려운 하치노헤제련소의 생산분을 벌충하기 위해 가미오카광업(기후현)과 히코시마제련(야마구치현)에서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미쓰이금속은 이를 통해 연간 8만5000t인 하치노헤의 생산량 중 20%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해외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최대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신일본제철 주금스테인리스는 지진 피해로 생산을 중단한 가시마제조소(이바라키현) 대신에 히카리제조소(야마구치현)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사히 유리는 일본 최대 건축용 유리 생산거점인 가시마 공장(이바라키현)이 가동을 중단, 자동차용 유리를 만드는 아이치공장(아이치현)에서 생산하는 제품 일부를 건축용으로 돌릴 계획이다. 부족할 경우에는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닛폰제지는 이시마키공장(미야기현)이 재해로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홋카이도와 서일본 공장에서 인쇄용지와 신문용지를 증산하기로 했다. 인쇄용지는 수출을 줄이는 대신 신문ㆍ인쇄용지는 미국 공장에서의 수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일부 전자부품업체는 생산을 재개하고 있지만 도요타와 소니 등 완성품 업체들은 여전히 앞길이 막막하다.
도요타자동차는 부품난을 이유로 이번 주 내내 일본 국내에서의 완성차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생산 재개 전망은 내놓지도 못했다.
소니 역시 부품과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 일본 국내에 있는 5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고 전했다.
소니는 휴대전화 단말기와 디지털 카메라용 렌즈를 생산하는 기후현의 도카이테크 미노카모 공장과 LCD TV를 생산하는 아이치현의 도카이테크 이나자와 공장, 비디오카메라 등을 만드는 고타 공장 등 5곳의 생산을 중단한다.
도요타와 소니가 생산을 중단키로 한 공장은 모두 지진 피해지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지진으로 인한 부품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