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의선 부회장, 현대차에서도 디자인혁명 일으킨다

입력 2011-03-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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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출신 '크리스 뱅글' 영입 검토, 기아차 디자인으로 자신감 팽배

▲정의선 현대車 부회장
디자인 경영을 앞세워 기아차 약진을 주도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차에서도 디자인 혁명을 모색하고 있다.모던 프리미엄 전략으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새로운 디자인을 앞세워 현대차의 도약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BMW출신의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Christopher Edward Bangle)'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현대차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GM출신의 북미 디자인센터 총괄책임자 필립 잭(Zak)이 지난 1월 북미오토쇼 직후 GM으로 복귀했다"면서 "현재로서 BMW 출신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을 영입하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현대차 디자인 관계자 역시 "크리스 뱅글의 영입은 지난 2010년부터 거론돼온 일"이라고 밝히고 "향후 후륜구동 고급차를 위한 감성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GM유럽 디자인을 도맡아오다 지난 200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필립 잭은 YF쏘나타와 아반떼HD 등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주도해왔다. '유연한 역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은 개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새 디자인 풍조였다.

그러나 '모던 프리미엄'을 앞세워 미국 고급차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요구하는 특화된 감성 디자인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상태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후륜구동 세단을 디자인했던 유수의 글로벌 디자이너가 차기 책임자로 물망에 올랐고 최종 후보들이 압축된 가운데 BMW 출신의 크리스 뱅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현대차가 BMW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의 영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 뱅글은 지난 1998년부터 2009년까지 BMW에 몸담으며 7시리즈를 비롯해 최근 BMW 디자인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일대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전세계 고급차 디자인의 새 바람을 몰고 온 그는 지난 2009년 전세계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Power man) 7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6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이어 7위에 오른 그는 포드 CEO 앨런 멀레리(10위)는 물론 인도 타타그룹의 라단 타타 회장(8위)까지 제칠 만큼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이러한 크리스 뱅글의 현대차행(行)과 관련해 다양한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미국 고급차 시장 겨냥한 프리미엄 모델이 뛰어난 품질 위에 '감성 디자인'까지 더하면 고급차시장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모던 프리미엄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나아가 최근 기아차의 약진이 2007년 디자인 경영을 앞세운 정의선 부회장이 주도한 전략이었고 이 전략이 판매와 영업이익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의 글로벌 유력 디자이너 영입도 거부감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2009년 BMW를 퇴직한 크리스 뱅글에게 동종업계 디자이너로 이직을 금지하는 비경쟁조약(Non-Compete Closure) 기간이 지난 2월로 종료됐다. 이 무렵 현대차 디자인 수장 필립 잭이 현대차를 퇴사하면서 크리스 뱅글의 현대차 이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가 크리스 뱅글 영입에 성공한다면 그의 첫 번째 모델은 에쿠스 후속모델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급차 브랜드 영토확장에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미래가 보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우디 디자이너 출신의 기아차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에 이어 현대차가 크리스 뱅글을 영입하면 양사 모두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에 걸맞는 새로운 모멘텀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디자인은 회사의 장기적인 전략을 판가름하는 중대한 일인 만큼 섣불리 판단할 수 없고 아직 차기 디자이너와 관련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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