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국 혼란 장기화…투자가들도 좌불안석

입력 2011-03-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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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치적 혼란이 간 나오토 총리는 물론 일본 경제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가들 사이에서도 걱정이 싹트고 있다.

현재 간 총리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 조사에서 19~20%대로 추락,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주도권을 놓고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관망해온 투자자들도 정치 동향, 특히 예산 관련 심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좌시하지만은 않을 태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전했다.

투자자들은 예산안 심의가 막히면 총선으로 연결돼 정권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도쿄해상 자산운용의 구보 겐이치 수석 펀드매니저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간 총리의 사임으로 정치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총선을 피하는 것이 현재 일본 증시에는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월27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강등한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2차 경고에서 비롯됐다.

S&P는 8일 “정치적 혼란이 일본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여야간 교착상태로 예산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최근 정치적 혼란의 희생자는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이다. 그는 간 총리를 대신할 가장 유력한 후보였으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민주당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시장은 그 동안 정치적 혼란보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에 주목해왔다.

일본은행은 장기에 걸쳐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해온 만큼 채권이나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의외의 조치를 강구할 가능성이 전무에 가깝다고 봐왔던 것.

현재 반대 상황이 나타난 것은 그만큼 일본의 정국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혼란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엔을 팔아,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려 국채 비용을 한층 높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STB 연구소의 이토 요이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향후 엔 약세와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WSJ은 일본 정부의 최대 걸림돌로 국채발행 법안의 의회 통과를 지목했다.

4월부터 시작되는 2011년도 새해 예산은 92조4000억엔이며 이 가운데 44%를 신규 국채를 발행해 메워야 한다. 38조2000억엔에 이르는 적자국채 발행 관련 법안이 성립되지 않으면 국채를 발행하지 못해 재원 마련이 불가능해져 국민 생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적자국채 법안이 이달 안에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6월까지는 20조엔의 세수로 버틸 수 있지만 7월 이후엔 재정운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의무적이지 않은 서비스는 잠정 중단되거나 현재 추진하는 법인세율 감세와 자녀수당 등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영향은 국민부담을 2조4000억엔 늘려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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