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경영전략 수립...경영진 쇄신·신흥국 전략·품질 관리 중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8년 만에 조직 대수술에 나선다.
도요타는 오는 9일(현지시간) 경영진 쇄신과 신흥국 전략, 품질 관리 등을 담은 ‘2020년 경영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2009년 6월 도요다 아키오 사장 취임 이래 추진한 사안을 총정리한 것으로, 창업 이념으로 회귀하자는 아키오 사장의 경영의도가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키오 사장은 자국 내 생산과 고용 유지, ‘현지현물(現地現物, 문제발생시 항상 현장에 가서 실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 등 전통적인 ‘도요타 웨이’로의 회귀를 주장해왔다.
이번 경영비전에서는 8년 만에 이뤄지는 임원진 쇄신이 최대 관심거리다. 현재 27명인 이사를 17명 이하로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갈이 1순위는 와타나베 가쓰아키 부회장이 유력하다.
와타나베 부회장은 사장 재임 시절 도요타를 세계 1위 자동차 왕국으로 키우는 데는 기여했지만 품질을 등한시한 무리한 확장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후유증은 대규모 리콜이라는 전대미문의 결과로 이어졌고 앞서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도요타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와타나베 부회장의 사장 재임 시절인 2007년 발표한 ‘2020년 경영전략’을 다시 손보는 것도 불신과 패배의 이미지를 벗고 아키오 사장의 경영색을 한층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와타나베 부회장은 이번 인사 이동에서 회사 고문으로 밀려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도요타의 행보에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재팬의 우스이 노리아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경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에 도요타의 임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일본 자동차시장 조사업체인 어드밴스드리서치재팬의 엔도 고지 이사는 “아키오 사장 취임 이후 그의 특색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리콜 사태가 일단락된 만큼 강한 반격이 기대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아키오 사장이 안전과 품질대책은 물론 향후 10년간의 성장 전략을 어떻게 그려낼지에 쏠리고 있다.
이번 성장 전략은 아키오 사장의 능력을 확고히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엔도 이사는 “아키오는 과도한 이익 추구 체제에서 안정 지향적인 체제로 되돌리고 있다”면서 “무리하지 않고 향후 성장 전략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