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탄압 지시한 전 내무장관 등 체포...돈 세탁 등 비리 혐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이집트에 사정의 칼 바람이 불고 있다.
이집트 검찰은 무바라크 전 정권의 비리와 관련 전 각료 3명과 기업인을 체포했다고 17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하비브 엘 아들리 전 내무장관과 주에이르 가라나 전 관광장관, 아메드 알 마그라비 전 주택건설장관과 철강재벌 아마드 에즈를 체포했다.
검찰을 15일간 이들을 수감해 관련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 4명은 돈세탁과 공무원 직권남용, 국유재산 낭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검찰은 이미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공무원들과 기업인들에 대한 은행 계좌 동결과 해외 출국 금지 조치를 취했고 이들 4명을 체포해 수사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 아들리는 지난 12년간 내무장관을 역임했고 18일간의 민주화 시위 기간 동안 경찰들의 가혹한 진압행위를 지시해 규탄을 받았다.
이집트 최대 철강업체 에즈스틸의 에즈 회장은 현행법을 어기고 수에즈 자유무역지대에서 공장 2곳의 건설허가를 따낸 혐의를 받고 있다.
에즈 회장은 무바라크 정권 당시 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의 고위 간부를 역임했고 무바라크의 아들이며 후계자로 유력했던 가말의 후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집트의 변화를 지지하고 경제회복 지원을 위해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윌리엄 번스 국무부 정무차관, 데이비드 립턴 백악관 국제경제 보좌관 등과 다음주 이집트를 방문해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