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년만에 ‘평일 발렌타인데이 특수’

입력 2011-02-14 11:50수정 2011-02-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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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렌타인데이가 3년만에 평일에 돌아오면서 이른바 ‘의리 초콜릿’을 선물하려는 고객이 예년보다 급증해 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연인이나 남편보다는 상사나 직장 동료의 마음을 녹이려는 직장인 여성들로 초콜릿 전문 매장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일본의 대형 백화점인 이세탄의 초콜릿 매장에 줄을 선 한 직장인 여성은 “이달은 생활비보다 초콜릿 값으로 지출이 더 많다”며 직장 동료들에게 줄 초콜릿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이세탄백화점이 초콜릿을 사기 위해 몰린 여성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블룸버그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은 실제로 연인보다는 직장의 남자 동료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기리초코(의리 초콜릿)’ 전통이 있다며 올해는 평일에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제과업계가 특히 수혜를 입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세탄 미쓰코시에서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우에노 나오 씨는 “발렌타인데이가 평일에 돌아온 것은 업계엔 호재가 분명하다”면서 “올해 매출은 최근 몇 년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탄 미쓰코시 백화점의 경우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매출은 연간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일본 제과업계는 발렌타인데이 평일 특수가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값 급등으로 인한 타격을 어느 정도 완화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코아 가격은 세계 최대 산지인 코트디부아르가 수출금지를 결정하면서 t당 3720달러의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판매 침체를 우려해 업계는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 네슬레의 후카사와 유타 대변인은 “올해는 초콜릿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일본의 디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해 아직 가격 인상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작년 12월 임금은 10개월만에 처음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같은 달 소매판매는 예상외로 2%가 줄었고 소비심리는 10개월만에 처음 하락했다. 개인지출은 2009년 2월 이후 최대폭인 3.3%나 하락했다.

한편 일본 증시는 발렌타인데이에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 도쿄증시의 토픽스지수는 최근 14번의 발렌타인데이에 11번이 상승했다.

14일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80.78포인트(0.76%) 오른 1만686.43, 토픽스 지수는 8.45포인트(0.89%) 상승한 955.08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발렌타인데이에 일본 초콜릿 메이커들의 매출은 2000년 270억엔에서 2010년에는 370억엔으로 증가했다. 일본의 1인당 초콜릿 소비는 세계 20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초콜릿은 일본에 1797년에 건너와 1925년경부터 대중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풍습은 1950년경부터 시작됐다.

여성들은 ‘기리초코’ ‘세와초코’ ‘도모초코’ 등의 이름을 붙여 친구나 동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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