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식 호텔 잇따라 등장...기존 호텔들 새단장으로 경쟁력 확보
궁전을 방불케 하는 프랑스 파리의 특급 호텔들이 줄줄이 새단장에 나서면서 한층 더 콧대를 높이고 있다.
크리용, 플라자 아테네, 르브리스톨 등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특급 호텔들은 새로 들어선 최신식 호텔들과 경쟁하기 위해 시설을 보수하거나 확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25년에 문을 연 르브리스톨은 새로 들어선 호텔들과의 경쟁을 위해 최근 새단장을 마쳤다. 디디에 르 카르베 르브리스톨 사장은 “투자하지 않으면 높은 등급을 잃을 수 있다”며 “프랑스 호텔업계 수준은 2013년까지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에서는 최근 3년간 4개의 특급 호텔이 새로 오픈하면서 기존의 호텔들이 위기를 느끼고 있다.
래플스호텔앤리조트 산하의 로열 몽소와 샹그릴라는 작년 연말에 문을 열었고 만다린 오리엔탈은 오는 6월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페닌슐라도 2년 후에 오픈할 예정이다.
여기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LVMH 모에 헤네시 루이뷔통도 세느 강변에 있던 사마리테느 백화점이 철거된 자리에 고급 호텔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호텔은 차별화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파리로 몰려드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서는 우선 시선을 끄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권위있는 레스토랑 안내책자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획득한 레스토랑의 셰프를 영입하거나 스파 전용 화장품 브랜드를 도입, 전례없는 호화 스위트룸을 꾸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호텔들은 노후화한 시설이 골칫거리다.
콩코드 광장 근처에 있는 크리용과 르브리스톨도 마찬가지. 크리용은 보수 작업이 한창이며, 르브리스톨은 2007년에 6개월간 문을 닫고 6000만유로를 들여 보수 공사를 마친데 이어 최근 확장도 실시했다.
호텔 업계 전문가들은 명품을 사기 위해 파리로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이 고급 호텔의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파리 패션쇼 주간이나 기업의 컨퍼런스 등 다양한 국제 행사가 빈번하게 개최되면서 사업차 파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하며 호텔 업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문제는 호텔들의 고급화로 숙박료가 터무니 올라갈 경우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새로 문을 연 호텔의 숙박료가 1박에 평균 750유로에서부터 1000유로에 달할 수도 있다며 이들 호텔은 저가 호텔들처럼 가동률을 높이기보다는 가격 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호텔 투자 자문업체인 존스 랑 라사르 호텔의 가브리엘 마타 프랑스 부문 책임자는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본전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접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고급 호텔의 가동률은 2008년과 2009년에 70% 수준으로 침체된 뒤 현재는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인 80%대를 회복했다.
만다린 오리엔탈 인터내셔널의 크리스토프 마레스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부문 책임자는 “파리나 런던 등에는 새로 들어선 5성급 호텔이 거의 없다”며 “파리는 회사 전략에 중요한 곳”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