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거목인 박완서 작가의 타계 소식에 문학계에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문인들은 갑작스러운 고인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며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를 찾은 소설가 박범신 씨는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다"며 "문단으로서는 박경리 선생에 이어 박완서 선생이 돌아가셔서 훌륭한 지도를 잃어버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완서 선생님은 내게 평생 작가로서 늘 귀감이 되셨다"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나이나 사회적 지위에 머무르지 않고 강력한 현역 작가로 사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박완서 선생은 등단을 늦게 하셨음에도 전후 한국사의 변화와 중산층의 발생, 한국 근대사의 시민 형성과정을 훌륭하게 그려내셨다"며 "특히 만년의 문학을 아주 빛나게 마무리하신 분"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석주 시인은 "박완서 작가가 떠나가면서 한국문학의 한 축이 헐려나간 듯한 상실감이 크다"며 "우리 현대문학사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신 분이 가신 것은 큰 손실이며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문인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서도 추모의 글을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
소설가 이외수 씨는 "오늘 새벽, 박완서 선생님께서 이 세상 소풍을 끝내시고, 저 세상으로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애도했다.
소설가 김영하 씨도 고인이 10년 전에 쓴 단편 '그리움을 위하여'의 서두인 "올겨울 추위는 유별나다. 눈도 많이 왔다"를 다시 보니 예사롭지 않다면서 "먼 길 편히 가소서"라고 썼다.
은희경씨 역시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뵈올 수 있었으면…"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봄이 오면, 영화 보고 맛있는 거 사주신다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강한 분이 앓을 때 얼마나 두려울까 하면서도 오지 말란다고 안 갔던 게 후회되어 눈물 흐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