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유통업계]③'한국식 복합쇼핑센터' 中·동남아로 영토확장

입력 2011-01-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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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2008년 8월 국내 백화점 최초로 중국시장에 진출해 베이징점을 오픈했다.
국내 백화점들의 해외 진출은 매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내수시장에 비해 실패의 쓴잔을 많이 맛봤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한화갤러리아백화점도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거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빅3’ 백화점인 롯데와 현대,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매출이 10조72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는 2009년 9조2000억원 매출보다 약 16.5% 가량 증가한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매출 5조1000억원보다 약 13% 가량 상승했고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매출이 5조1000억원으로 전년비 16% 증가한 4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백화점의 매출을 합치게 되면 약 21조9200억원으로 백화점 업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롯데백화점 본점에 이어 단일점포 가운데 두 번째로 1조원대 매출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열었다. 올해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매출 1조를 돌파할 것으로 보여 국내에서 1조 매출 백화점이 3군데나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매출이 1조가 넘는 백화점은 20개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의 매출 성장 요인으로 지난해 2월, 6월 치러진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특수를 비롯 이상 한파에 따른 겨울철 의류 판매급증 등 호재성 재료들이 계속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백화점들의 올해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유통연구소는 지난해 연말에 ‘2011년 유통업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백화점들이 한국형 복합몰로 약진하면서 올해보다 9.5% 성장한 26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는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2011년에는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재 백화점업계에서 유일하게 해외로 진출한 기업은 롯데백화점이다. 그동안 국내 백화점들의 중국 도전기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신세계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도 줄기차게 중국유통시장에 도전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신세계백화점은 1996년 상해에 백화점을 오픈했으나 결국 1997년 IMF를 맞으며 매장을 철수했고 현대백화점은 2005년에 현지업체와 제휴를 통해 백화점 입점을 추진했으나 협상과정에서 결별을 하며 중국 진출은 실패로 돌아갔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9월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한국형 백화점을 러시아 모스크바에 오픈했다. 롯데백화점 러시아 모스크바점은 크렘린 궁에서 1.5km 떨어진 도심지역으로 모스크바 안에서도 손꼽히는 번화가이며 지하 4층, 지상 21층 건물 중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사용하고 있다. 모스크바점은 그동안 러시아에서 볼 수 없었던 식품부터 가전 의류 잡화 등 모든 것을 갖춘 한국식 백화점 형태를 처음 선보였다.

이어 2008년 8월에는 국내 백화점 중 최초로 중국시장에 진출해 베이징점을 오픈했다. 베이징의 최대번화가 왕푸징 거리에 위치한 베이징점은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로 매장은 지하 1층부터 7층까지, 8층엔 식당가가 들어서 있다.

연면적은 8만3400㎡(약 2만6000평)이며 영업면적은 3만6060㎡(약 1만1000평) 규모다. 중국 은태(銀泰)그룹과의 합작을 통해 지어졌다.

롯데백화점은 올해에도 중국 텐진점, 베트남 하노이점, 중국 선양점 오픈이 확정돼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국 텐진시 정부와 백화점 오픈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4월에 텐진 동마루점을 오픈하고 2012년에 텐진시 허시구의 텐진문화센터에 추가로 백화점을 개점키로 했다.

특히 텐진 문화센터는 초대형 문화쇼핑복합단지로 롯데백화점은 그 중 갤러리쇼핑센터에 들어선다. 갤러리 쇼핑센터는 지하 2층~지상 5층으로 연면적 35만㎡ 규모다. 롯데백화점과 함께 명품 플래그십숍, 쇼핑몰,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 중국에서 베이징, 톈진, 선양,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지역마다 1~2개씩 점포를 오픈하거나 거점지역과 가까운 주변 도시를 묶어 진출하는 등 집중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만 2018년까지 총 20개 백화점을 열기로 했다.

러시아에서는 1호점인 모스크바점에 이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러시아 2호점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도 다각화하고 있다. 이미 2006년 11월 인도에 주재원을 파견하고, 2008년 1월에는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시장조사 단계를 넘어 뉴델리, 뭄바이 등 인구 1000만명 이상 도시를 중심으로 부지 물색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그동안 해외사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변화를 택했다. 우선 중국시장에서는 지금까지 부지 임대를 통해 건물을 신축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기존 쇼핑몰에 위치한 건물에 임대해 입점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또 러시아에서는 부지 매입 후 출점하는 기존 방식에서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러시아는 관련 정책이 급변하는 등 기존 방식으로는 경영과 시장확대에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백화점 입점이 이뤄지지 않은 베트남의 경우는 2013년 하노이점이나 다낭 등에 휴양지를 중심으로 쇼핑몰과 리조트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백화점도 명품 백화점이란 컨셉트로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황용기 갤러리아백화점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더 프라자에서 열린 천안시 센터시티오픈 간담회에서 “중국과 베트남 진출을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진출할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중국은 톈진시의 백화점 개발 요청으로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진출 시기는 2014~2015년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는 이미 지난해 전략기획팀(TFT)을 꾸려 3차례나 이 곳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진출 방식은 단독법인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중국 지분의 참여도 이뤄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현재 중국 시장에 맞는 MD와 부대시설, 식품과 등을 위해 내부적 스터디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명품 위주의 상품 구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로 해외진출한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 전경.
◇'고객관리'로 중국인 지갑 열었다=롯데백화점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잇단 진출 실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고객관리시스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갖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을 비롯한 다양한 고객관리시스템은 세계 유통시장에 내놓아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또 매장내 디스플레이 역시 이미 중국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비록 하드웨어면에서 최고는 못되지만 소프트웨어면에서는 한국백화점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처럼 많은 한국유통의 장점이 곧 롯데백화점 중국점포의 성공을 통해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있다.

중국시장 진출 1호인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은 현대적인 시설과 서비스를 지향하는 최고급 도심 백화점이다. 북경점이 위치한 왕푸징은 명동과 같은 최대 번화가로 고급 호텔, 오피스타운이 밀집해 있으며 폭넓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고급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25~34세의 고소득 전문직, 은행 및 외국계 회사 근무자, 정부·기업체 간부 등의 상류층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북경점은 상품의 고급화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의 차별화된 마케팅과 서비스 노하우를 현지에 적용, 고품격 시설과 인테리어, 현대적인 외관 등으로 주변의 경쟁점인 중국 백화점들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소매시장은 최근 연평균 10% 이상의 고속 성장하고 있고 특히 상류층에 의한 고급 소비수요는 매년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고급 고객 유치를 위해 그동안 한국에서 쌓아온 명품 마케팅과 CRM 노하우를 이용한 과학적 접근으로 일대일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MVG 라운지’와 멤버십 서비스는 중국 고객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별한 고객에게는 ‘퍼스널쇼퍼룸’의 스타일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잡지형 DM 발송, 전시 및 경매 행사, 명품 고정고객만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실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백화점시장은 일본 등 세계 각국 최고의 백화점들이 모두 진출해 있다”며 “고객관리에서만큼은 롯데백화점만의 장점이 확실히 드러나고 있어 내실을 기한다면 향후 시장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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