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알약서 게임까지...글로벌시장 '노크'

입력 2011-01-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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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장수기업-①이스트소프트, 젊은 CEO 스마트 경영

매일 오후가 되면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 등 토속적인 간식거리를 즐기는 IT기업이 있다. 백신 소프트웨어 알집,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 건물 1층 카페테리아에는 오후 4시가 되면 간식을 즐기는 임직원들로 북적거린다. 18년째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젊은CEO, 김장중 대표(40세)의 따뜻한 배려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지난 1993년에 설립된 종합SW 개발 회사 이스트소프트는 약 300명의 직원 평균연령이 30세에도 못 미치는 젊은 회사다. 응용 SW와 웹 스토리지 솔루션, 온라인 게임 사업 등 다양한 SW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멀티 압축 프로그램인 ‘알집’으로 대표되는 ‘알툴즈’ 제품군으로 국내의 유틸리티 SW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국내 사용자가 무려 2000만명에 달한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

◇친구 같은 ‘알약’...국적불문 ‘NO'= 이스트소프트는 회사명보다 알집과 알약 등 브랜드명이 일반인들에게 오히려 친숙한 회사다. 인터넷 SW사업 7개 제품 중 5개 제품이 사용자수 기준으로 국내 1위를 기록 중이고 게임 소프트웨어인 ‘카발 온라인’은 북미 시장에 직접 서비스 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실 알집의 브랜드명은 사실 단순하게 착안됐다. 알집 개발 당시 이스트소프트 직원이었던 민영환 게임사업본부 본부장의 성인 ‘민’의 영어자판인 ‘ALS’가 압축 프로그램 확장자 이름인 ‘ZIP’과 합쳐진 것.

알 모양의 아이콘은 디자이너의 착안이었다. 알집을 개발한 프로그래머의 아이디(alsdream)가 알 모양을 떠올리게 해 현재의 캐릭터가 탄생한 것이다.

이스트소프트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4억4000만원, 14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SW사업이 38.1%, 게임SW 사업이 56%를 차지하는 비교적 안정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출시 된 알약은 무료백신 사용자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제품 안정성과 긴급대응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10월 CC인증을 획득한 이후 유료백신 시장에서도 안철수 연구소의 ‘V3’와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알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바로 알약 기본엔진의 국적논란이다. 현재 알약에 탑재된 백신엔진은 3개. 테라엔진, 비트디펜더, 소포스 엔진이다. 그 중 비트디펜더는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서 쓰이는 백신에 탑재된 엔진이다. 소포스 엔진은 영국산이다.

하지만 알약에는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된 테라엔진이 탑재돼 있다. 이 세 개의 엔진은 바이러스 대응, 검사, 치료등 분야에서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오래 일한 사람이 대접받는 건 당연= 이스트소프트의 고성장에는 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보이지 않는 노련이 작용했다. 그동안 인터넷SW가 대부분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게임SW는 실적을 받쳐주는 보조제 성격이 컸다. 그러나 스마트 시장의 개관과 함께 두 시장 모두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중심의 사고로 일찍이 스마트 시장을 준비한 김 대표의 선견지명 눈에 띈다. 스마트 시장으로 인해 확대된 소비자들에게 비용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SW를 제공함으로써 인지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만들었다.

이스트소프트는 SW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게 아니라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광고 시장을 겨냥한 것. 소비자들은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좋고, 광고주들은 노출이 보장된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 대표는 대학 3학년때인 지난 1993년에 회사를 창업해 올해로 CEO 경력만 18년차다. IMF 외환위기는 물론 벤처 거품붕괴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음 셈이다. 김 대표는 해외출장이나 사업상 미팅 등이 없는 날이면 항상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 한다. 때문에 직원들은 김 대표를 허물없이 대한다고 한다.

한편 이스트소프트는 근속기간이 긴 직원에게는 실질적 보상이 높은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3년차가 된 직원은 순금으로 3돈짜리 반지를 받으며, 5년차가 되면 10돈, 10년차가 되면 30돈을 지급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쓴 금값만도 1억원에 가깝다”며 “한 기업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더 대접받는 것은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장려해야 한다 게 이스트소프트의 기업 마인드”라고 말했다.

◇2011년, 글로벌 기업 도약 꿈꾼다= 이스트소프트는 알툴즈, 알약, 게임 등 전 사업분야에 걸쳐서 해외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자사 주력제품의 해외판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출시된 보안 SW 알약 2.0의 영문판을 출시할 계획이며, 현재 일본에서 제공되고 있는 알툴즈 제품 베타버전의 정식 유료버전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스트소프트의 인터넷디스크의 경우는 유통사를 확대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게임부문에서도 `카발온라인', 하울링쏘드' 등 게임을 유럽 국가 등에 추가 런칭할 방침이다. 이스트소프트는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해외 사업에서 이익과 투자의 순환구조를 만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장중 대표는 "해외 SW 시장이 큰데 현지 공신력, 인지도 등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오랜 기간동안 많은 투자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 국가에서 게임을 통해 이익이 될 수 있는 조직과 툴을 갖추고 다른 부분으로 확대하는 현지수익을 재투자하는 방식의 체계를 만들어 해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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