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수...日 업계 재편·대규모 투자 잇따라

입력 2010-12-29 09:01수정 2010-12-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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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3사 3조원 규모 LCD 패널 신공장 건설·경쟁사와 제휴도

아이패드·아이폰 등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애플사의 스마트 기기들이 일본 전기업계의 재편과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도시바·샤프 등 3사는 2012년 가동을 목표로 각각 1000억엔(약 1조4000억원)씩을 들여 LCD 패널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일본 전기업체들은 이른바 ‘애플 특수’를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특히 히타치는 경쟁사와의 제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히타치는 최근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대부분을 수탁 생산하고 있는 대만 홍하이정밀과 제휴, 도쿄 인근의 지바현에 신공장을 건설해 홍하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에 고기능 패널을 공급키로 했다.

히타치는 중소형 LCD 패널 증산을 위해 파나소닉과도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지바현에 있는 파나소닉 자회사의 TV 패널 생산 공장을 히타치가 이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TV 수요가 침체됨에 따라 앞으로도 꾸준한 수요가 예상되는 스마트폰용 패널 공장으로 전용하겠다는 취지다.

LCD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도시바 역시 애플 특수로 기사회생하고 있다. 도시바의 LCD 자회사는 작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으나 애플이 증산을 요청해오면서 활력이 생긴 것.

애플은 도시바와 샤프의 신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부담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히타치가 대만의 홍하이와 손잡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도시바는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시스템인 LSI(대규모 집적회로)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공급물량은 늘리되 3000억엔 규모의 막대한 투자비용은 절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공급 과잉이다. 스마트폰 관련사들이 경쟁적으로 증산에 나서면서 공급 물량이 수요보다 많아지는 상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스마트폰보다 큰 LCD 패널이 사용되는 아이패드의 2011년 세계 출하는 전년 대비 2.3배인 4200만대로 예측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그러나 2012년 이후는 신흥국에서 고가의 스마트 기기를 얼마나 팔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히타치·도시바·샤프 등 3사의 신공장이 일제히 가동되면 공급 과잉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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