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이헬스, 전기차배터리 대결
적어도 향후 10년 간은 우리가 라이벌? 삼성과 SK가 10년 앞을 내다보는 신성장동력 사업에서 새로운 라이벌 관계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와 2차전지 등 두 그룹이 나란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사업이 겹침에 따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삼성과 SK는 인수합병, 분사, 협력관계 등을 통해 바이오헬스와 2차 전지 시장에서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말기 림프구성 백혈병이나 류머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바이오복제약(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임상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15일엔 신성장 산업인 헬스케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초음파 진단기 시장의 선두주자로 세계 시장의 7%를 차지하고 있는 메디슨을 인수 키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 4월엔 엑스레이 장비업체인 ㈜레이의 지배지분(68.1%)을 인수했다. 삼성은 의료기기 사업분야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지난 6월에 출시한 중소병원용 혈액검사기 한 종류지만 앞으로는 혈액검사기를 필두로 여러 헬스케어기기로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삼성테크윈·삼성종합기술원·삼성의료원 등 4개사가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도 구축해 놨다.
반면 SK그룹은 SK㈜의 의료·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는 라이프사이언스(생명과학) 사업부와 SK케미칼의 생명과학 사업부에서 의약품 생산 등 의료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양사의 생명과학 부문 매출액은 3500억원 안팎이다.
SK는 지난 19일 대전 대덕 연구단지에 저온연속반응시스템 등을 갖춰 합성, 분리, 정제, 건조 등 전 공정을 자동제어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연산 100톤 규모의 원료의약품 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공장 준공으로 SK는 국제 수준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맞는 신약개발의 핵심원료인 원료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
SK는 원료의약품 뿐 아니라 신약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독자 개발한 간질 치료제와 신경병증성통증 치료제, 우울증치료제, 과민성대장증후군/만성변비 치료제 등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미 FDA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얻어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SK㈜ 곽병성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장은 “이번 원료의약품 공장 준공은 글로벌 제약회사 신약개발의 초기임상 단계부터 상업생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면서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분야의 성장 외에도 국내 의약산업이 글로벌시장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는 라이프사이언스(생명과학) 사업부의 분사도 검토중이다. 이르면 내년에 분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SK측 입장이다.
지난 1993년 출범한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는 SK㈜와 SK에너지가 분할된 2007년 이전까지 SK에너지의 정유·화학 사업부에 소속돼 있었지만 그룹 차원에서 성장시킨다며 SK㈜로 귀속됐다. 2006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2007년 처음으로 매출액 281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2억원으로 흑자로 반전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356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VS SK에너지= 전기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전기차용 2차 전지 경쟁도 뜨겁다. 현재 LG화학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와 SK에너지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소형 2차전지에서는 올해 일본 산요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바 있는 삼성SDI는 자신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잠재력이 큰 중대형 2차전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와 합작으로 SB리모티브(SBLimotive)를 설립, 현재 본격적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양산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울산에 위치한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는 삼성SDI와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의 전기자동차용 전지 생산라인을 준공하고 내년 초에 들어서부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순수 국산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전기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현대·기아차그룹의 첫 순수 고속 전기차로 양산 예정인 i-10 기반의 블루온(Blue-On) 모델과 기아차 기반의 차기 양산 모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공식 선정됐다.
지난 13일엔 애경유화와 전기차용 베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소재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충청남도 및 서산시와 양해각서를 맺고 2012년까지 서산산업단지 내 23만km2의 터에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 약 50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500M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