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① 상품시장 슈퍼사이클 대비하라

(편집자주: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품가격의 상승세가 오는 2011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수십년 기준으로 돌아가는 '슈퍼사이클'이 재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3회에 걸쳐 내년 상품시장을 전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상품시장 슈퍼사이클 대비하라

② 입김 세지는 중국...규제가 관건

③ 자원보호주의 가속화된다

상품시장의 강세가 오는 2011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2년간의 동면에서 깨어나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진국 경제가 부실해도 신흥국들의 강력한 성장세에 힘입어 원자재가 강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슈퍼사이클이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했다.

원자재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로이터/제프리스 CRB 지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310포인트에 근접하면서 2008년 10월의 309.37 이후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슈퍼사이클은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가격 상승세를 말하는 것으로, 최근 원자재 등 상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무르익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시장은 공신력 있는 국제 기구가 최근의 원자재 가격 동향을 정밀 분석한 결과라는 점에서 IMF의 전망에 주목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상품 시장이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FT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이 내년도 수요와 공급, 재고 등 펀더멘털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 열석탄과 원유는 강세를, 천연가스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트레이더들은 중국 등 신흥국의 자원 수요 급증이 슈퍼사이클을 발동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03년 이후 중국의 광물자원 소비는 매년 평균 16%씩 증가했고 전세계 광물 수요 증가분의 80%를 차지했다.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따른 폭발적인 수요로 중국은 열석탄 순수출국에서 세계 2위 수입국으로 전환됐을 정도. 폭발적인 수요에 따라 가격은 물론 폭등했다.

아시아 열석탄 가격의 지표인 뉴캐슬 오스트레일리안 포트에서 거래되는 열석탄 현물가격은 t당 115달러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의 2011~2012년 인도분의 연간 열석탄 계약 가격이 2008년에 기록한 t당 125달러에 육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시장은 가격 상승세가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트레이더들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유가밴드제를 선호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밴드제는 유가의 상ㆍ하한선을 설정해 적정 가격을 유도하는 유가안정책을 말한다.

세계 최대 석유중개업체인 스위스 비톨의 이언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과잉과 정제능력 때문에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70~85달러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천연가스 가격은 수요보다 공급량이 많아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속가격은 일제히 강세다. 광물 구리 철 등 금속 가격은 공급량을 추월하는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기록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기관인 블랙록의 에비 함브로 천원자원 부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11년 공급 압박은 확산될 것”이라며 “공업용 금속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도 마찬가지다. 트레이더들은 작황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곡물, 설탕, 면화 등의 농산물 가격도 일제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에서 에탄올 산업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주원료인 옥수수와 대두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관측됐다.

☞ 상품시장 슈퍼사이클(commodities super-cycle)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상품 가격 추이를 뜻한다. 일반적인 슈퍼사이클은 20년 이상 50~60년을 주기로 원자재 가격이 순환한다고 가정한다. 업계에서는 원유와 금속 가격의 상승세가 슈퍼사이클의 진입 여부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