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플레 폭탄 뇌관은 금융권?

입력 2010-12-0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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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中 신규대출, 정부 목표 초과”...방만한 대출로 긴축정책 약발 안 먹혀

중국 긴축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금융권에 대한 정부 통제가 먹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은행권의 신규대출이 이미 정부 목표인 7조5000억위안(약 1298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전통적으로 대형 국영은행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경기과열을 방지하는 등 경제성장 속도를 조절해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은행권 신규대출이 사상 최대인 9조6000억위안을 기록한 후 올해 목표를 7조5000억위안으로 축소하고 지급준비율도 5차례나 인상했다.

문제는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어 정부의 기존 방식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 소규모의 비공식적 금융시스템인 이른바 ‘회색시장’은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투자신탁업체와 리스, 신용보증업체 등의 금융기관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은행들도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감시의 눈길을 피해 신탁회사와 연계해 대출을 늘리고 있다.

피치는 “올해 은행권 이외에 비공식적 대출 규모가 무려 3조위안에 달한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올해 신규대출 규모는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와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피치는 “은행들의 방만한 대출은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경제성장률이 정부 예상을 웃돈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공식적인 대출 제한은 종종 그림자금융 시스템에 의해 훼손된다”면서 “내년에 정부가 이에 대해 더 엄격히 규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림자금융이란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신탁회사 등 상업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정부의 규제 바깥에 있는 금융기관들을 의미한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이미 많은 금융활동이 비은행권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은행들의 대출 한도를 정하고 감시하는 기존의 단순한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많은 중국 은행들이 투자신탁업체와 연계해 대출 관련 파생상품을 만들고 있고 이들 거래는 대부분 회계장부에 기입되지 않아 정부의 단속을 피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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