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롯데리아, 롯데삼강 등 롯데그룹 식품관련 계열사들도 잇따라 동반성장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면서 출입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까지 돌리며 기사화를 요청했다. 보도자료를 보면 중소협력사에 대한 금융지원, 현장방문을 통한 애로사항 청취, 컨설팅·교육 등의 실질적인 지원 방안 등 협력방안은 어떤 지침을 따른 것인지는 몰라도 계열사간에 엇비슷했다. 또 CEO의 협력업체 방문 사진은 필수로 첨부됐다.
보도자료를 받고서 한 기업에 전화를 걸었다. 동반성장한다는데 별 내용이 있는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그룹에서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은 기자분들이 더 잘 아시지 않냐는 뜻으로 무덤덤하게 대꾸를 했다. 말미에는 기사화를 다시 한 번 요청하며 끊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 행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에 따르면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피해금액은 지난 2008년 248억원에서 2009년 315억원으로 증가추세이고 피해업체수도 지난해 기준으로 1만4052개에 달했다. 하도급거래 위반 업체는 매년 약 1500곳에 달하나 자진시정을 유도하거나 일부 시정명령 조치를 취했을 뿐이었다. 수십년을 이렇게 지내온 대기업이 상생협력방안 발표 하나로 180도 변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단지 그룹에서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한다는 계열사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룹 눈치보기식 협력사 방문이 아니라 진정 중소기업과 서로 협력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중소기업의 성장이 곧 대기업의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사례는 전 세계에 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