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가고 '비익' 뜬다...러 퇴출 위기

입력 2010-12-0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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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BRICs)’의 시대가 가고 ‘비익(BIIC)’의 시대가 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브릭스' 4개국 중 러시아를 인도네시아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브릭스’는 지난 2001년 골드만삭스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 신흥국이 2050년까지 세계 일류 경제국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데서 생겨난 신조어다.

당시는 1998년 발생한 러시아 외환위기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지 3년이 지났을 때였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당시 러시아를 신흥 4대 경제국에 포함시킨 것은 성급한 결정이었다”면서 “브릭스를 재검토해 러시아를 인도네시아와 동급으로 치거나 더 하위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가 신흥 4개국에 편입된 후 투기자금 유입과 유가 상승에 힘입어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은 인정하면서도 러시아 정부의 불안정한 정책결정 방식과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 끊임없는 공직 비리 등을 문제삼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에 따르면 스웨덴 가구 체인업체인 이케아의 경우, 러시아 국영 전력업체 관계자의 뇌물 요구를 거부한 대가로 현지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영국 투자회사 허미티지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러시아 기업을 상대로 세계 최대 주식형 펀드를 운용해오다 2006년 탈세 혐의로 러시아에서 추방됐다.

허미티지의 브라우더 최고경영자(CEO)는 “탈세 의혹을 꾸며낸 자들에게 납치까지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러시아 석유왕 미하일 코도르코프스키는 비리 문제를 일으켜 2003년부터 지금까지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등 러시아는 비리의 온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코네티컷주 소재 투자자문사인 QVM그룹의 리처드 쇼 이사는 “러시아는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다”며 “고객들에게 러시아 관련 투자를 선택하지 않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인도네시아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의 투자환경도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아시아의 경제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브릭스에서 러시아를 빼고 인도네시아를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데다 천연자원이 풍부해 내수 확대가 수월하다.

러시아의 주요 주가지수인 ‘MICEX 지수’는 2007년 12월 정점에서 22% 하락한 반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위협할 정도로 뛰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순위는 지난해 54위에서 44위로 10계단 상승했다. 러시아는 63위였다.

임기 2기째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의 선정으로 사회 정치 환경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때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도움을 받는 처지였지만 재정 상황이 개선돼 국가 신용등급도 ‘투자적격’ 등급을 목전에 둘 정도로 신용도가 회복된 것이다.

다만 비즈니스위크는 브릭스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고 인도네시아를 새로 편입시킬 경우, 4대 신흥국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비익’으로 할지 ‘비치(BICI)’로 할지는 견해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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