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실 핵심인사 퇴진 어디까지

입력 2010-11-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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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식ㆍ장충기ㆍ최주현 사장 등 거취 관심

최광해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구조본) 재무팀장(부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과거 구조본 팀장들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부사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 19일 이학수 본부장과 김인주 차장이 각각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카드 고문으로 전보조치 된 후 팀장급 임원의 첫 행보로, 향후 구조본 팀장들의 거취에 더욱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9일 그룹의 컨트롤타워의 부활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이학수, 김인주 고문의 전보는 일종의 문책성 인사”라며 “과거 구조본 일부 팀장도 인사이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사장의 퇴진으로 삼성의 재무통으로 불리던 인물들이 모두 퇴진하게 됐다. 김인주 고문의 경우 아직 삼성카드 고문이라는 직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 고문으로 있을 때보다는 그 위상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 이건희 회장, ‘과거와의 단절’ 의지 반영

최 부사장의 사표제출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과거와의 단절’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구조본과 전략기획실 재무라인을 중심으로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 헐값 발행, 편법 증여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른 진앙지로 지목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2007년 특검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삼성특검 사태는 이건희 당시 삼성그룹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등 그룹 창립 이래 가장 큰 사건을 맞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 3월 경영복귀를 하면서 삼성의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처럼 위기돌파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한 인사의 수순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 부사장의 사표제출로 과거 전략기획실 핵심 재무라인이 물러난 것”이라며 “앞으로 삼성을 이끌 핵심 멤버들은 김순택 부회장과 같은 기획이나 신사업 발굴 아이디어가 많은 이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노인식ㆍ최주현 등 나머지 팀장들은

삼성 구조본 팀장급들이 하나 둘 퇴진을 하면서 나머지 팀장 출신들에 대한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006년 3월 그룹 컨트롤타워가 구조본에서 전략기획실로 바뀌기 전까지 구조본은 1실6팀(법무실, 재무팀, 인사팀, 기획팀, 경영진단팀, 홍보팀, 비서팀)으로 운영됐다.

이후 구조본이 전략기획실로 명칭이 바뀌면서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휘하에 전략지원팀(팀장 김인주 사장), 기획홍보팀(팀장 이순동 부사장), 인사지원팀(팀장 노인식 부사장) 등 3팀체제로 축소ㆍ개편됐다.

전략기획실 팀장 출신 가운데 현재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로는 노인식 팀장(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장충기 팀장(삼성 브랜드관리위원장), 최주현 팀장(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순동 팀장(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이다.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이들에 대한 거취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전략기획실이 불법과 비리의 진앙지로 지목됐을 때에도 재무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일들을 했기 때문에 이들은 비난의 중심에서 한 발 비껴서 있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의 단절도 중요하지만 그룹 컨트롤타워가 복원되는 과정에서 전략기획실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초기에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충분히 있지 않겠느냐”며 “전략기획실 팀장 출신들 중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될 지는 사장단 인사가 발표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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