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브랜드 무크’ 열풍이 불면서 침체된 출판업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랜드 무크’란 새로운 형태의 패션 출판물로 내용은 잡지에 가깝지만 기존의 주간지나 월간지보다 내용이 방대하다는 점에서는 일반 서적과 유사하다.
일본 다카라지마샤가 2005년부터 발행한 ‘무크(잡지(magazine)와 서적(book)’보다 한층 진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카라지마샤가 만든 브랜드 무크는 한가지 브랜드만을 특집으로 한 무크지. 새로운 아이템을 소개하는 카탈로그와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정판 토트백 등 고가 브랜드 로고가 찍힌 아이템을 덤으로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고급 브랜드 샘플이 부록으로 따라옴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무크 가격은 권당 1300엔에 불과하며 전문 브랜드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부록도 패션 마니아들을 유혹한다.
다카라지마샤는 지금까지 발행한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질 스튜어트, 비비안웨스트우드 등을 특집으로 다룬 70개 이상의 브랜드 무크 판매부수가 2000만부를 넘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작년 11월 발행한 이브생로랑 특집을 포함해 판매 부수가 100만부에 달한 브랜드 무크도 있었다. 지난해 이브생로랑은 ‘YSL’ 로고가 자수된 검은색 가방을 부록으로 제공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반 잡지에서는 대성공이라 해도 40만부가 고작이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서적ㆍ잡지 매출은 계속 하강곡선을 그리다 작년에는 1조9360억엔까지 추락했다. 이는 정점이었던 1996년의 2조6560억엔에서 27% 감소한 수준으로 많은 월간지와 주간지들이 폐간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다카라지마샤의 브랜드무크가 성공을 거두면서 향후 유사한 브랜드무크가 속출할 전망이다.
출판과학연구소의 시바타 교헤이 연구원은 “브랜드 무크가 손님을 끄는 힘이 있다”며 “서점을 자주 찾지 않던 사람들도 서점을 방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점들은 목 좋은 곳을 브랜드 무크 전문 코너로 만드는 한편 브랜드 무크를 일반 잡지와 함께 전략적으로 전시하는 경우도 있다. 브랜드 무크를 찾는 고객이 다른 서적에도 눈을 돌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만 WSJ은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마존의 킨들 같은 전자책과 멀티미디어 컨텐츠 확대에 맞서느라 여력이 없는 출판업계에 브랜드 무크 인기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