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선 안착 좌절...증시 변동성 확대되나

추가 상승 대세 속 보수적 의견 잇따라 나와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안착을 앞두고 또 한번 좌절을 겪으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 불안감이 싹트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올 하반기와 내년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일부 단기 조정을 전망하는 보수적인 의견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1900선 탈환에 성했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18일 하루만에 1%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며 1870선으로 후퇴했다.

그동안 수급의 주체 역할을 담당했던 외국인투자자가 전일 선물시장에서 올 들어 두번째 규모인 1만계약 이상의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며 선물 베이시스 축소에 이은 프로그램 매물출회를 부채질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도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었다.

보수적인 의견을 개진한 일부 전문가들이 내놓은 단기 시장 조정 전망의 주요 근거는 외국인 매수세의 축소 가능성에 따른 1900선 안착 에너지의 약화 우려다.

이달 초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일평균 4100억여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를 1900선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 12~13일에는 순매도로 돌아선데 이어 18일 420억여원을 사들이는데 그치는 등 최근 사흘간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는 1000억원대로 감소했다.

여기에 가파른 약세 흐름을 이어가던 달러화가 지난 주말 하락추세대의 하단에서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는 점도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자금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유동성의 강도를 대변하던 달러화 약세흐름이 완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에 대한 기대심리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약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증시 상승과정에 들어온 외국자금의 상당 부분이 조세 감면 지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원화강세 속에 환차익에 베팅하는 단기성향을 띄고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9월 대규모 외국인 매수 상위 5개 국가는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 미국, 싱가폴, 아일랜드 등인데 그중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 아일랜드 3곳이 조세를 감면 받는 곳에 속하고, 전체 외국인 매수분 중 이들 3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반등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머징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둔화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달러화 약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어지던 이머징 통화의 강세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고, 환차익이라는 플러스 알파요인의 약화는 외환과 주식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4년 이후 외국인들은 원·달러환율이 1150원 아래로 내려서면 주식시장에서 대체로 순매수 강도를 줄였고 1100원선을 밑돌면 순매도로 돌아섰다"며 "더욱이 현재는 어닝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이익모멘텀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유동성 환경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가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당장은 외국인 매수세도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며, 코스피시장의 변동성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크지 않고 재료가 풍부한 코스닥시장이나 코스피시장의 중소형주 중심의 수익률 게임은 더욱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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