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총회..회원국 재정적자·마이너스 성장 우려로 유가 최소 3달러는 올려야
오스트리아 빈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는 높은 수준의 산유량과 가격, 두 가지가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OPEC 회원국들이 이 두 가지를 통한 혜택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개 회원국들 대부분은 OPEC가 정한 생산 할당 범위를 초과해 원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유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회원국 대부분은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총회에서는 생산 할당 범위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PEC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지난 2008년 12월 50년래 최대 규모의 감산을 발표, 이후 유가는 거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유가는 올해 들어 3% 가량 상승했다.
문제는 올해 유가가 원유 재고 과잉 등 석유시장 동향과 관계없이 환율과 주식시장 흐름에 좌우됐다는 점이다.
OPEC 회원국들이 현재 유가가 이대로 유지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OPEC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4.2%로, 올해의 4.8%에서 하향조정했기 때문에 유가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성장률은 1.5%에 그쳐 올해의 2.2%에서 한층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IEA의 예상은 IMF의 성장 전망에 좌우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취약한 펀더멘털을 배경으로 OPEC 총회에서는 회원국들의 감산을 위해 2008년말 정한 할당범위를 확실히 지키도록 요구할 전망이다.
현재 앙골라·이란·나이지리아·베네수엘라 등은 할당 범위를 하루 190만배럴 정도 초과하고 있다.
이들 회원국은 재정적자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원유 증산을 통해 벌충하고 있는 상황이다.
OPEC의 자문을 맡고 있는 PFC에너지는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사회적 지출과 거시경제를 감안할 때 안정을 위해 내년에는 유가를 최소 3달러 상승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더 이상의 유가 상승은 시장이 석유 펀더멘털 이외의 요인에 주목하지 않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석유 등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 소비국에 불안감을 불러 유가 급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위스의 다국적 정유회사 비톨의 랜 타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과잉과 정제능력 때문에 내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70~85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