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곡물 사재기 혈안… 중국에 맞불?

입력 2010-10-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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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프리카ㆍ프랑스 등지서 곡물 대량 확보...中 곡물 사재기 견제

일본 기업들이 최근 해외에서 콩과 밀, 옥수수 등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등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향후 곡물 확보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고 일본의 민간 기업은 물론 구호 단체까지 나서 브라질 등 해외에서의 농작물 재배와 농경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기후 현에 있는 비영리활동단체인 기아링크스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140㎞ 떨어진 바라데로 지역에서 유기농법으로 콩과 옥수수 재배에 나서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곡물은 모두 일본 시장으로 보내진다.

종합상사인 마루베니는 최근 프랑스산 밀을 수입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만 최근 달라진 국제상황을 감안해 프랑스산 곡물마저 식량 안보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또 일본의 한 구호단체는 브라질과 모잠비크와 손잡고 아프리카 서부해안의 기니 사바나 지역을 콩과 옥수수, 면화 같은 곡물재배가 가능한 비옥한 농토로 바꿔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FT는 일본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곡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개발도상국, 특히 중국의 움직임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인 2000년부터 콩 수입에 나선 이후 매년 1300만t 규모의 물량을 들여왔으나 올해에는 5000만t으로 수입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때 세계 최대 콩 수입국이었던 일본은 자국의 연간 수입량 360만t의 무려 10배가 넘는 양을 들여오는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일본이 과거에 누리던 구매 협상력은 중국의 엄청난 구매력에 뒤쳐지며 곡물 수입 시 더 많은 값을 치러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급업자 입장에선 적은 양을 매입하면서 까다롭게 구는 일본보다는 대량을 좋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사들이는 고객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중국이 평소보다 많은 옥수수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은 한층 더 곤혹스런 상황에 내몰렸다.

중국은 지난 9월말까지 1년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7배나 늘어난 약 13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일본의 한 상사의 관계자는 "만일 중국이 옥수수를 대량 수입할 경우 일본의 물량 확보 전망에 엄청난 충격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이 미국의 경작지나 수출 터미널을 통째로 매입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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