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여파...밀ㆍ옥수수 가격 40% 이상 급등
아시아의 개발도상국 및 극빈국의 식량증산 계획이 금융위기 여파로 중단 또는 연기되면서 제2의 식량파동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가뭄 등으로 전세계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아시아 지역의 식량증산 계획이 실패하면서 지난 2007~2008년의 식량 위기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가뭄으로 밀 수출 금지를 취한 지난 6월말 이후 밀과 옥수수 가격은 40% 이상 올랐고 극빈국의 주요 식량자원인 쌀 가격 또한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곡물 가격 상승세가 2007~2008년 식량 파동에 비해서는 완만하고 전세계 곡물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경기회복세 둔화로 식량가격 폭등세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개도국 및 극빈국에서는 소비자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베트남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식량 가격 급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8.9% 올라 전월의 8.18%에 이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다.
일부 전문가들은 곡물 가격이 다시 내린다고 하더라도 아시아 지역의 식량증산에 대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소재 국제식량정책연구소(IRRI)의 맥시모 토레로 애널리스트는 “개도국에서 지난 2008년 이후 식량증산을 위한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 작업이 매우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IRRI에 따르면 개도국은 식량수요를 맞추기 위해 농업부문 투자에 연 2090억달러(약 241조원)를 투자해야 한다. 이는 지난 1997~2007년 개도국 연 평균 투자액에서 47% 증가한 수치다.
국제연합(UN)의 조사에 의하면 세계 77개 극빈국의 곡물 수입금액은 지금까지 278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8% 늘었다.
프로세소 알칼라 필리핀 농업장관은 “현재 농업투자 계획은 서류상에만 있고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오는 2013년까지 쌀 자급자족을 이룬다는 목표를 위해 관개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필리핀 농업부의 한 관리는 “현재 25만헥타르의 땅이 묵힌 채로 있다”면서 “자본투자 부족 등의 문제로 농부들이 이들 토지를 경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