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발 위기 재점화하나
(편집자주: 아일랜드를 비롯해 그리스 등 남유럽 주요국의 재정위기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달 주요국의 국채 발행이 성공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3회에 걸쳐 재점화하고 있는 남유럽발 위기를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아일랜드 위기 언제까지
② 그리스 금융권 위기감 고조...스트레스테스트 연기
③ ECB 위기 진정 능력은?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가 연기됐다.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리스에 유예기간을 둔 것이지만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그리스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10월말로 연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트로이카는 원래 이달 말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1개월 연기한 것이다.
한 투자가는 “그리스 은행들이 채권 발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지난 수요일 열린 회의에서 IMF가 설득당했다”고 밝혔다.
FT는 최근 로드쇼 등을 통해 자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리스에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는 IMF, EC와 함께 지난 15일부터 2일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그리스의 신용 등급 재건에 대한 노력을 호소하고자 로드쇼를 진행한 바 있다.
그리스 최대 은행인 그리스국립은행(NBG)은 유상증자를 통해 17억유로(약 2조5814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완료할 예정이며 지난주 그리스 정부는 로드쇼를 통해 10억유로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그리스의 한 은행관계자는 “NBG의 자본 확충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논의되고 있는 터키 지점 매각 등 인수합병(M&A)에도 힘을 실리고 있다”고 말해 그리스 은행권의 스트레스테스트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
지난 7월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는 유럽 91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나 91개 은행 중 일부가 특정 국채를 보고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부실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드러나면서 부실 테스트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스트 대상 은행들은 숏 포지션의 국채는 보유 규모에서 제외, 리스크 규모를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경우 거래 목적으로 보유한 국채는 고위험군 자산에서 누락했다.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 47억유로어치를 이런 이유로 제외해, 바클레이스가 신고한 이탈리아 국채 보유액은 7억8700만유로에 그쳤다. 또 바클레이스는 스페인 국채 보유액도 실제보다 16억유로 적은 44억유로라고 보고했다.
WSJ는 전체적인 국채 보유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EU의 스트레스테스트에서는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 정도가 심한 은행들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은행 관계자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가부도 직전까지 갔던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가 최대 관심사였다.
미국 은행인 씨티그룹은 지난 16일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가장 높은 나라로 그리스를 지목하고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스페인도 리스크가 높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는 재정적자 삭감에 대한 우려가 고조, 독일 국채에 대한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지난 16일 현재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906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로 벌어졌다.
그리스는 스트레스테스트를 받기에 앞서 1차 관문인 단기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21일 3억유로 규모의 3개월만기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