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업계, GM IPO 앞두고 긴장감 고조

입력 2010-09-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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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에도 불구 GM, 신차 속속 출시ㆍ중국서도 승승장구ㆍ시총 세계2위 전망

하반기 글로벌 증시의 최대 이벤트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재상장을 앞두고 일본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GM은 파산한지 1년여 만에 지난 8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업계의 심기를 자극하는 것은 따로 있다.

GM이 파산한 자동차 메이커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신차를 발표하고 있는데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부채도 무서운 속도로 줄여나가고 있는 사실과 상장 이후 시가총액에서 일본 최대인 도요타자동차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 사이에서 GM의 재상장과 관련해 갖가지 관측이 교차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은 지난 8월 2분기(4~6월) 순익이 13억3400만달러로 2004년 2분기 이래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파산과 함께 미 정부 산하에 편입된 이후 GM은 허머 등 4개 브랜드를 폐지해 브랜드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보레 판매가 호조를 보여 연초부터 8월말까지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17~20%대로 업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9월 들어 연비 효율을 한층 향상시킨 ‘시보레 크루즈’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안에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전기자동차(EV) ‘시보레 볼트’ 출시를 계획하는 등 친환경차에서도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1950년대 전성기 시절 북미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자랑하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GM의 의욕이 엿보인다.

GM의 위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상하이 GM 영업소에는 주말이면 가족 동반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운전 습관이 거칠어 크고 탄탄한 차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에 GM의 대형 픽업트럭은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가격도 대당 6만~10만위안(약 1000만~1700만위안) 수준, 중산층들에도 비교적 부담이 적다.

덕분에 올 1~8월 GM의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56만7411대로 도요타의 22%와 혼다의 18% 증가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GM의 공격적인 경영은 재무 면에도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신문은 GM이 작년 4월부터 시작한 채권단과의 조정을 통해 부채를 대폭 감축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말 현재 GM의 차입금은 81억달러로 파산보호 신청 전에 비해 462억달러가 줄었고 올 2분기(4~6월) 이자비용은 2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33억7500만달러에서 무려 93%가 감소하는 기염을 토했다.

42억달러였던 영업적자도 2억달러 미만으로 축소됐다.

신문은 미 정부의 GM 주식 방출과 동시에 GM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상장 후 GM의 재무력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이 IPO를 신청한 뒤부터 월스트리트에서는 신생 GM의 주가가 135달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 금융전문지 배런스는 시초가로 135달러를 감안하면 주식 수인 5억주를 곱해 산출한 GM의 시가총액은 67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의 1200억달러를 잇는 규모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GM은 세계판매 대수에서도 도요타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GM의 세계 판매는 415만대로 1위를 차지한 도요타의 416만대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이 같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GM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세계 점유율. GM의 세계 점유율은 5년 전 14%에서 최근 11%로 하락했다. 또 기업가치는 미 ‘빅3’ 가운데서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받지 않은 포드자동차보다 1.7배 높지만 영업이익률은 4.7%로 7.2%인 포드보다는 돈벌이에 약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GM이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력인 북미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2분기 GM의 세전영업이익(EBIT) 20억달러 가운데 16억달러를 북미 지역이 차지했다. 정부의 신차 구입시 보조금 지급 제도가 종료된 올해는 모든 메이커들의 금전적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에서 자동차 1대당 장려금은 GM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3510달러였다.

포드는 3% 증가한 3510달러, 혼다는 23.8% 증가한 2019달러였고 도요타는 25% 증가한 1974달러였다.

신문은 저가차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강한 가운데 GM이 장려금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길만한 신차를 선보이면 굳이 장려금에 의지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GM은 오는 11월 18일 주식거래를 개시한다. 시장에서는 GM이 이번 IPO를 통해 우선주를 발행해 200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M은 금융 위기 속에서 정부로부터 5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대신 61%의 지분을 넘겼고 올해 들어 70억달러를 상환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GM의 IPO를 앞두고 수익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과 GM과의 물밑 줄다리기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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