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밀 파종 전년의 절반 수준
러시아가 극심한 가뭄으로 밀 수출금지 조치를 연장한데 이어 내년 밀 수확 전망도 불투명해 글로벌 식량대란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2010~2011년 곡물 생산량 목표를 이전의 6000만t에서 8000만~9000만t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현재 러시아 곡창지대가 가뭄으로 겨울밀 파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내년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원자재 전문 컨설팅업체인 코모디티웨더그룹은 “최근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곡창지대는 3분의1이 여전히 파종하기에는 매우 건조한 상태로 남아있다”고 추정했다.
지난달 말 러시아 농부들은 총 48만5000헥타르의 농지에 겨울밀을 파종했다. 이는 전년의 96만5000헥타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약 3만6000헥타르의 땅을 경작하는 아고르 비스타는 “만약 며칠 안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겨울밀 파종을 전년보다 25%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곡창지대의 한 농업회사 대표로 있는 맥심 잘린은 “이번 여름 가뭄으로 70만달러(약 8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면서 “지금이 파종시기라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 비가 약간 내려 파종을 시작했지만 농부들은 씨가 뿌리를 내릴 정도로 토양이 충분히 젖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겨울밀 파종은 첫 서리가 내리기 전인 이달 말까지 모두 완료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러시아의 밀 대란이 다시 일어난다면 많은 러시아 농부가 파산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곡물시장이 막대한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공급부족도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밀 수출국가인 미국 등이 충분한 재고를 갖고 있어 충격을 완화하고 있는 상태라고 FT는 전했다.
기후뿐 아니라 농부들이 종자 및 비료 구매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올해 겨울밀 파종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정부가 농민들을 긴급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농부들은 현재 자금 지출이 늦어지고 있어 일부 농장은 겨울밀 파종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