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CS)가 현대중공업에 대해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을 내놓고 업종 내 톱픽(최선호주)로 추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CS증권 헨리 권·홍승우 애널리스트는 지난 23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황의 본격적인 회복은 적어도 1년 후에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의 주가 상승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그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 의견을 제시하고 목표주가 21만3000원을 유지했다. 당일 종가(27만5000원) 보다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사실상 매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지난 19일 삭티 시바 CS 글로벌 이머징마켓 전략 대표는 '한국을 비중확대하는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아시아증시 가운데 가장 저평가됐다"며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와 신한지주,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한 리서치센터 안에서 업종 애널리스트가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종목을 스트래티지스트는 최선호주로 꼽은 셈이다.
CS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특정 기업을 분석해 의견을 낸 반면 스트래티지스트는 한국시장 전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종목을 추천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리포트를 투자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는 관점에선 투자자들이 오히려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보다 정확한 투자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면서도 "국내 증권사에선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